솜털을 쥐는 마음
- 작성자 사즈
- 작성일 202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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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844
흰 줄이 있는 자두맛 사탕을 녹여먹듯
너의 이름을 소르륵 녹여먹다
혀가 베어 쓰려올 때가 있었다
야자 시간, 너와 오래 있다보면
마음 한 구석이 시큰하니
아려올 때가 있었다
잠은 죽음의 예행연습이라는데
잠이 부족해 쉬는시간마다 책상에 엎드리는
너를 보면
유독 심장이 뻐근하니
저려올 때가 있었다
-그런, 때가 있었다
아니, 있다
아마도, 지금도
+) 박준 시인님의 시집 '우리가 장마를 함께 볼 수도 있겠습니다' 중 '능곡빌라'를 읽고 쓴 독후시이며, 첫 문단의 자두맛 사탕 비유는 손원평 작가님의 '아몬드' 중 41p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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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즈
- 2023-06-16
그런 때가 있(었)다흰 줄이 있는 자두맛 사탕을 녹여먹듯너의 이름을 소르륵 녹여먹다혀가 베어 쓰려올 때가야자 시간,너와 오래 있다 보면마음 한 구석이 시큰하니 아려올 때가잠은 죽음의 예행연습이라는데잠이 부족하다며 쉬는 시간마다 책상에 엎드리는 너를 보면심장이 뻐근하니저려올 때가이것이 과거시제임과 동시에 현재시제인 이유는여전히 일학년 모 교실을 가면서글픔을 쓴 약처럼 억지로 삼키던그때의 너와도리없이 그런 너를 바라만 보아야 했던그때의 내가다만 폭풍처럼 고요히+) 앞서 올라간 '솜털을 쥐는 마음'의 또 다른 버전입니다. '솜털을 쥐는 마음'은 선생님께서, '시간의 무덤'은 이 시의 모델이 되어준 친구가 마음에 든다고 해서 의견이 갈리길래 고민하다 둘 다 올려보았습니다.
- 사즈
- 2023-06-16
서른여섯 육아에 얽매인 엄마는 비문을 등에 업고 서른일곱 인생이 고단한 아빠는 솜털 같은 따옴표들 손을 한 쪽씩 잡고 열여섯 공부가 싫은 언니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열일곱 미래가 두려운 오빠는 사회 문제를 곱씹으며 원고지로 나들이를 왔다 비문이 시도 때도 없이 울어젖혀 언니는 모자를 더 깊이 눌러썼고 민폐 가족, 시선이 두려웠던 오빠는 비문에게 얼른 젖병을 물렸다 고단한 아빠는 따옴표들 손을 놓쳤고 민들레 홀씨처럼 흩어진 따옴표들은 부모가 불러도 되돌아보지 않았다 엉망진창이었어, 후에 성인이 된 언니는 제법 의젓해진 비문에게 말했고 그래서 재미없었어? 묻는 따옴표들에게 오빠는 아니, 그래도 재밌었어 라며 쓰던 시를 마저 썼다
- 사즈
- 2021-09-01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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