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mone
- 작성자 눈금실린더
- 작성일 202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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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448
너는 이것이 한순간에 끝나버릴 자극이라 말했지만
내 혈관 속에 아직도 흔들리는 마음들이 퍼지고 있다면 너는 웃을까 지속적인
슬픔에 대해서 말할 때 너는 그것이 호르몬 때문이라면
무슨 소용이냐고 물었지* 감정이 어떻게 화학 물질 하나로
흔들릴 수 있냐고,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면서 그런데 그때 내가 정말 무서워했던 건
마음을 흔들 것 조차 존재하지 않는 상태
혹은 무언가 흘러도 흔들리지 않는
그런 상태였을까…. 바늘을 꽂고
파괴된 세포벽, 상처 부위가 부어오르고 열이 난다 채취한 것,
그러니까 슬픔에 대한 호르몬, 세로토닌을 내 팔에 주입하면 우리는 같은 감정을 느끼게 돼? 믿기지 않아서 되물었다 피도 눈물도 없을 거야 너는
그래 혈액이 없다면 호르몬도 흐르지 못하겠지 결핍된 마음을
느끼면서 나는 팔을 계속 문질렀다 혈장이 몰려있어 다친 부위가 새빨갛게 보였다
(* 양안다 시인의 '혼자 우는 숲'을 오마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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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원한 당신단 하나의 오롯함당신의 결핍나의 혈액과다 복용어지러움착각진실마지막갈구오히려오해망상다정사랑안정감지속,
- 눈금실린더
- 2024-09-14
그러니까 무너지는 밤은 이곳에서부터시작된다는 것입니다그대제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을부디 용서하십시오환상 속에서 우리는 항상 볼을 맞대고눈물 흘리는데이런 거짓이 실례가 됩니까다만 얼마나수많은 밤들을 뜬 눈으로 지새웠는지쉬이 잠에 들지 않는 당신의숨결을 차치하더라도우리가 어찌하나의 꿈속에서 살 수는 없나요그것마저 거짓임을압니다
- 눈금실린더
- 2024-08-29
우리의 거짓을 태우면 남는 것은 허물밖에 없어무너져 있었지만신경쓰지 않았어상관 없다고 생각해서열차가 승강장을 지나서 정차한다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도망칠 때마다 흔들리곤 하던동공의움직임말라붙은 아가미로 호흡한다이미 버린 게 너무 많아서 테이블 위의 패를 다시 들여다 볼 수 없는데...손아귀를 벗어난 그릇이 산산조각난다창문은 없다아무것도,*너의 얼굴이 일그러질 때내가 냈던 카드는 구겨진하트 에이스그리고 기나긴 적막
- 눈금실린더
- 2024-08-26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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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생명과학 공부에 한참 빠져있을 때 적었던 시입니다... 비특이적 방어작용과 관련된 내용을 쓰려고 했던 것 같아요. 용어 그대로 적은 부분이 군데군데 있어서 조금 더 퇴고하고 싶다는 생각이 남습니다.각주에 적은 내용처럼 양안다 시인의 '혼자 우는 숲'을 일부 오마주(용어 사용이 적합한지 모르겠네요...)했고, 각주를 붙이는 시를 자주 적지 않아 조금은 어색하지만 좋아하는 시를 인용해서 쓰니 어색함과는 별개로 마음에 드는 시가 된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