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침방울

  • 작성자 안개
  • 작성일 2023-10-21
  • 조회수 327

나에게 미움을 담아두지 말라고 충고하는 당신의 입술이 너무 미웠다

세월을 담아 갈라지고 찢어진 입술 사이로 튀어나온 당신의 침방울

감히 내 미움을 이해한다는 듯이 건방지게 구는 저 침방울

내 심장 크기도 되지 않는 주제에

뭘 담을 수나 있다고

나에게 충고하려고 기를 쓰고 달려오는 건 지

한 방울씩 모여

당신의 역겨운 침방울이 내 얼굴을 거의 덮어갔을 때

단 한 방울도, 아니 반 방울조차 나의 가슴에는 닿지 못했다는 걸 당신이 알기나 할까

역겹고 더럽다, 사랑을 뱉을 줄 모르는 저 마른 입술에

‘제발 누군가 마스크 좀 씌워주세요’

하고 소심한 바람을 불러보았다



추천 콘텐츠

세트장

우리 집 앞엔거대한 세트장이 있다57년째 촬영중이라는데아직까지도 젊음을 대표하는 기막힌 장소허물어질 것 같은 벽과카메라에 담길 화려한 테두리의 극명한 대비지금은 시즌3 19화잔잔하게 촬영중이다캐스팅 반, 오디션 반으로선정된 배우들은 쭈뻣쭈뻣 카메라 앞에 서고이어지는 이번 장면은 카페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두 남녀를 그린 이야기감독 최애 장면인 만큼꽤 오래 촬영할 예정으로 보인다고집스런 촬영기법은 롱테이크화려한 촬영 기법 제쳐두고천천히, 원하는 장면이 나올때까지이어지는 다음 장면은 아무도 몰라, 다만 결말은 알면서 쉬쉬할 뿐지구가 멸망할때, 홀로 우뚝서서 추억을 되짚는 세트장은 존재할 수 없지 않을까

  • 안개
  • 2024-09-08
감각

짙은 검은빛 세상에가만히 발을 담그면알싸한 낯선이의 향기가발 뒷꿈치 정중앙, 통각점을 그대로 들이받는다모든 감각을 발바닥 깊은 곳으로 흘려보내고아마도, 붉은 빛일 발가락 사이로 바람의 방향을 느끼면서‘아까 그 사람인가?’의심을 품기 시작한다따끔따끔한 전기신호가 슬금슬금 내 발의 취약점을 노릴때마다또다시 긴장을 머금고 발톱을 세워경계 태세로 전환‘아냐, 어쩌면 향기가 아닐지도 몰라’그렇게 친절하진 않지만딱딱한 것도 아닌 태도가 꼭 액체같기도한데순간, 저 멀리서 낯선이의 바다가밀려오는 소리가 들리고‘아무래도 아닌것 같아’버티지 못하고 조각조각 부서지는 파도들

  • 안개
  • 2024-08-20
젤리와 꽃의 소통방법

말랑말랑한 너의 얼굴을 더듬어 너를 찾아내면내 손엔 너의 단내가 스며들어끈적끈적진해진 손에선과일향이 날 것만 같은데달다못해 토할 것같은 내 향기가 만든 커다란 장벽이너의 작은 향에게 조금의 틈도 내어주지 않아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너지만온통 불투명한 구석뿐인 너도조금의 틈도 없는건 마찬가지잖아섞일 수 없는 교감을 하고 우리가 여기서 돌아선다면나는 또다른 얼굴을 더듬어너인 척하는 그를 너라 부르고아닌척 같은 벽을 세우게 되겠지우리가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너인척하는 너에게조차또다시 너라고 부르며 그처럼 대하게 되겠지

  • 안개
  • 2024-08-07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