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너무 멋있어. 너도. 나만 빼고 다.
- 작성자 강완
- 작성일 2023-12-08
- 좋아요 0
- 댓글수 1
- 조회수 534
특별함은 결국 식상함의 발달 버전이고
진짜 특별한 건 3초 뒤면 짝퉁을 낳아.
걔?
멋있는 글자를 도둑질하는 짝퉁 생산자 1이지.
근데 걘 그걸 인정하는 건 죽기보다 싫어해서
나는 너희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눈물 콧물 다 쏟는 사랑시는 절대 안 쓴다고
박박 우기고 다녀.
같잖은 말장난 집어치우면 좋겠는데
하이조크의 하이는
헤롱헤롱한 상태란 뜻이 아니라고!
걘,
뭔가 좀 있어 보이는 글자를 쓰고 싶고
있어 보이는 말을 하고 싶고
그 말을 하며 진짜 있는 사람들이
(정신병이든, 천재성이든 딱히 상관도 없어)
저한테 웃어 주었으면 좋겠고
동시에 너무 달라 보이진 않았으면 좋겠대.
걔 구글 기록에는
모르는 말만 줄줄히 나열되어 있어
[윤슬], [슈뢰딩거의 고양이], [교란순열].
아, 살 빼는 법이랑.
똑같은 말을 두번 찾아보진 않아
어차피 내일 학교에서 쓰고 까먹을 거거든.
걔는 오늘도 거울을 보며 말장난을 연습해—
정신병자와 놀고 싶어서. 간혹가다 천재들도.
아, 웃는 것도 연습해—
싫어하는 애들한테 아부하려고.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방긋. 방긋. 방그읏.
어?
얼굴 가죽이 익숙하네.
입꼬리가 혐오스러워..
튀어나오는 말도.
웩.
추천 콘텐츠
찰나를 전하기 위한 말들은발음하기에 그보다 오래 걸리곤 합니다.심장이 터질 듯 우는 누군가내뱉고 싶은 말이 쌓이고 쌓이고 쌓이더라도결국 말줄임표가 유일한 선택지라고 해요, 삶 대신 말을 줄여나가는 수단들태양에 붙는 셀수 없는 수식어들어떤 사랑은 적외선까지 막아줄지도 모르고...있잖아요 난죽고 싶어 해본 적 없고떨어지는 나뭇잎 한 장에 회고할 사랑도 없습니다감기약과 수면제와 박제가 되어버린 누군가는머릿속을 어지럽게 맴돌다가 빠져나오고 말고...느지막한 방안의 공기공기 속을 빽빽하게 채우는 공백공백이 외로움을 뜻하는 것은이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언제나 한 쌍이기 때문일까요?그렇다면 오늘 내 방을 뒤덮었던 뭔지 모를 기체는말줄임표와 같은 것을 의미했을테고 ...시에게 동조했던 모든 것은 날카로웠고고작 은유 한번 찾아내고 싶었던 난그 대가로 날카로운 것들을 심장에 박아넣어야만했고이해할 수 있었던 유일한 시는 나에게 아픔만을 전도시켰고어쩐지 그때만큼은 이국적인 것들이 고팠던 것 같기도 하고...
- 강완
- 2024-05-19
분명 모두가 함께 달리기 시작했는데어느샌가희미해진 발자국에게 안부를 묻는다내가 사년간 탈피하지 못했던 자켓은옆집 아이가 반년만에 벗어던진 것보다는훨씬 물빠진 파란색을 띨 거고무릎에서 난 상처는 아물 생각이 없다피에서 돋아나는 노을, 그리고 떨어지는 낙엽들퇴색된 운동장 트랙은 언제나 흙빛으로 다가왔고어쩐지 끝나가는 모든 것들 사이에서 나는채워지지 않은 시간을 가능성이라고 말했던어제의 나에게날개가 되기도 전에 구겨진 종잇조각을날숨 사이에 엮어가며 만든 올가미아가미를 선물한다오늘숨쉬기 위해평소보더 부단한 결심을 안아야 했던 난꺾인 날갯죽지 사이로 애써 헌 자켓을 욱여넣었고막상 나간 그곳에는옆집 아이의 새로운 컴퓨터가 아시간은 똑같이 흐른다지만그 위를 다시 흐르는 사람은 다르기만 하고어쩌면 내 눈물은 누구보다 빠르겠지만눈물에게 메달을 주는 대회는 없고이긴 사람은 뒤를 돌아볼 이유가 없고이기지 못한 사람은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고문득 땅에 떨어진 피를 보니아우성을 지르고 있는 것은 무릎이였고날갯죽지에 돋아난 아픔은또 하나의 아가미를 틀어막는다
- 강완
- 2024-05-11
귀에 울리는 소리들은 하나같이 주파수가 맞지 않는다.시야가 빠르게 깜박이더니 이내 새까매진다.터널에 들어와 있는 것만 같다.터널은 식도랑 비슷하다.일방통행만 가능한. 입구 하나, 출구 하나.음식물 찌꺼기들은 아무것도 통제하지 못한다. 꽉 막힌 차선 위의 운전자들처럼.혹시 나는 삼켜진 걸까? 뱃속에서 나와 처음으로 보았을 불빛은 허기진 신의 안광.처음 내었던 울음소리는 삼켜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적어도 그건 가장 진실된 감정이었겠지.꽉 막힌 터널 속에서 정체(자유?)를 누리는 운전자들처럼우리는 자유라는 거짓말을 따라신의 목구멍 아래로끝도 모르고 떨어지고 있는 건가보다.아니, 사실 끝은 있지. 신이 우리를 다 소화시키면 말이야, 어쨌든 밖으로 다시 나오게 될 거 아냐?공교롭게도 태어난 그곳 바로 옆에서.병원이랑 장례식장이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경우도 있대.*진짜 자유는 죽음인 걸까? 죽어버리면 자유로울까?눈앞이 아직도 어둡다. 잠에 들고 있는 걸까? 터널 위를 아직도 표류하고 있는 걸까? 죽어가고 있는 걸까?아래로,아래로,아래로.떨어지고 있는 걸까?*(오즈의 의류수거함)
- 강완
- 2024-02-21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