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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화

  • 작성자 눈금실린더
  • 작성일 2023-12-27
  • 조회수 490

어딘가에서 헤매다가 나를 찾아줄래 너는 항상 느리고 무거운 걸음으로 걷지 그럴 때 발끝에는 무엇이 붙어있는 걸까 항상 궁금했었어

어제 온 빗물 소금기 가득한 진흙 오후에 내리쬐던 햇볕

같은 거라도 붙어있는지 누군가 그 바닥을 볼 수 없도록

걷는 너는

누구에게

무엇을

숨기고 싶은 거야꽃이 피는 계절이었다면 그 발이 새하얗게 물들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항상 건조하고 뭉툭한

 

그 발밑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겠어.

 

*

 

도망치듯이 빠르게 꽃을 뿌리고 잘라서 시든 발자국이 남지 않도록먹구름이 사라지는 곳에서만.

 

*

 

빗소리가 들려.

 

*

 

미안다시 얘기해줄래방금 내 손이 밟혔거든.

제대로 못 들은 것 같아.

 

*

 

내일은 수국이 피는 곳으로 갈 거야?

 

*

 

마른 화단에 새 숨을 불어넣듯이 그런 것들로 계절이 흘러가는 걸 세어 볼 수 있도록.

 

*

 

이제 됐어 네 발에 무엇이 있든 뿌린 것대로 눅눅하게 말라가겠지.

눈금실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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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엘
    최고에요

    안녕하세요. 독특하고 새로운 시를 봐서 기뻐요. 시를 읽다가 (미안, 다시 얘기해줄래? 방금 내 손이 밟혔거든./제대로 못 들은 것 같아.) 이 부분에서 멈칫했어요. 지금의 제 어휘력으로 감히 설명할 수 없는 강력한 무언가가 느껴졌거든요. 잘 읽었어요~

    • 2023-12-27 21:34:45
    가엘 최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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