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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 작성자 김백석
  • 작성일 2023-12-29
  • 조회수 250


구멍





나는 옛적에 생긴 구멍을 바라본다

엄마가 세월만큼이나 많은 것을 그리에 던진, 오래된 친구의 이름 같은 것을,

무엇을 버렸는지 조차 모르게, 너무나 많은 것들을 그렇게. 

그게 싫었다. 죽어버린것에 장례라도 지어 주고 싶었나. 

그래서 버려진것을 기억했나. 

유치원에서 제일 좋아하던 레고,  장난치던 강아지풀, 맞잡은 손의 온기, 포옹의 따쓰함, 구겨진 편지, 첫키스의 추억.

저것들을 매몰차게 구멍에 밀어 넣으면,

한자 한자 새긴 묘비명 하나가 생기고 

가장 깊은 저수지 아래로 수장시킨다


그래서일까 무엇도 버려지지 않는다

눌러도 눌러도 다시 떠오르고

내가 밀어넣었던 모든것은 구멍에서 용솟음 치고

저수지가 말라가고,

덩그러니 묘비만이 남은 날. 

젖은 진흙의 물향만이 가득한 날.

잊음이란것은 기억이 되어버린다.


김백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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