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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아파.

  • 작성자 강완
  • 작성일 2023-12-31
  • 조회수 301

세상 사람들은 모두 허점이 있지만

나는 그 중에서도 허점이 많은 편이라서


어느 순간에 (어쩌면 순간의 연속에)

자기위안이 당연해지고 말았어


그리고

바로 그

순간일지 기간일지 모르는 시간의 어느 지점에

자기혐오가 당연해진 그 순간에–


나는 배가 아팠을 거야

미칠 듯이 아팠겠지


이건 어떤 아이돌처럼 언더붑을 입어서도 아니고

위장 절제술의 부작용 따위도 아니야

(오늘도 유튜브를 너무 많이 했나 봐)


모 아이돌이나 연예인이 한남의 땅을 차지했다기에

괜스레 유튜브에 이름을 한번 쳐봤겠지


그리고 비인간적인 목소리가 이 건물주들의 허점을 1에서 24까지 나열하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나는 마음이 놓였을 거야

입가에 웃음이 씩 걸렸겠지


–인간은 완벽하지 않아

그치만 조금 더 완벽한 사람은 있겠지


언더붑이 어울린다던가, 시종일관 누워있지 않는다던가

하다못해 맞춤법이라도 제대로 아는 사람

('던'? '든'?)


처음으로 배가 아팠던 순간을 꼽을 수 없는 이유는

비슷한 찰나가 너무 많이 반복되어서

서로 분별할 수 없이 겹쳐져서?


이름이 무색하게도 완전하지 않은 사람,

무기력함이 중첩되는 오늘도

나는 배가 아프다.



강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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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

찰나를 전하기 위한 말들은발음하기에 그보다 오래 걸리곤 합니다.심장이 터질 듯 우는 누군가내뱉고 싶은 말이 쌓이고 쌓이고 쌓이더라도결국 말줄임표가 유일한 선택지라고 해요, 삶 대신 말을 줄여나가는 수단들태양에 붙는 셀수 없는 수식어들어떤 사랑은 적외선까지 막아줄지도 모르고...있잖아요 난죽고 싶어 해본 적 없고떨어지는 나뭇잎 한 장에 회고할 사랑도 없습니다감기약과 수면제와 박제가 되어버린 누군가는머릿속을 어지럽게 맴돌다가 빠져나오고 말고...느지막한 방안의 공기공기 속을 빽빽하게 채우는 공백공백이 외로움을 뜻하는 것은이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언제나 한 쌍이기 때문일까요?그렇다면 오늘 내 방을 뒤덮었던 뭔지 모를 기체는말줄임표와 같은 것을 의미했을테고 ...시에게 동조했던 모든 것은 날카로웠고고작 은유 한번 찾아내고 싶었던 난그 대가로 날카로운 것들을 심장에 박아넣어야만했고이해할 수 있었던 유일한 시는 나에게 아픔만을 전도시켰고어쩐지 그때만큼은 이국적인 것들이 고팠던 것 같기도 하고...

  • 강완
  • 2024-05-19
빨간 하늘의 꿈

분명 모두가 함께 달리기 시작했는데어느샌가희미해진 발자국에게 안부를 묻는다내가 사년간 탈피하지 못했던 자켓은옆집 아이가 반년만에 벗어던진 것보다는훨씬 물빠진 파란색을 띨 거고무릎에서 난 상처는 아물 생각이 없다피에서 돋아나는 노을, 그리고 떨어지는 낙엽들퇴색된 운동장 트랙은 언제나 흙빛으로 다가왔고어쩐지 끝나가는 모든 것들 사이에서 나는채워지지 않은 시간을 가능성이라고 말했던어제의 나에게날개가 되기도 전에 구겨진 종잇조각을날숨 사이에 엮어가며 만든 올가미아가미를 선물한다오늘숨쉬기 위해평소보더 부단한 결심을 안아야 했던 난꺾인 날갯죽지 사이로 애써 헌 자켓을 욱여넣었고막상 나간 그곳에는옆집 아이의 새로운 컴퓨터가 아시간은 똑같이 흐른다지만그 위를 다시 흐르는 사람은 다르기만 하고어쩌면 내 눈물은 누구보다 빠르겠지만눈물에게 메달을 주는 대회는 없고이긴 사람은 뒤를 돌아볼 이유가 없고이기지 못한 사람은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고문득 땅에 떨어진 피를 보니아우성을 지르고 있는 것은 무릎이였고날갯죽지에 돋아난 아픔은또 하나의 아가미를 틀어막는다

  • 강완
  • 2024-05-11
식.인.(식도의 인도)

귀에 울리는 소리들은 하나같이 주파수가 맞지 않는다.시야가 빠르게 깜박이더니 이내 새까매진다.터널에 들어와 있는 것만 같다.터널은 식도랑 비슷하다.일방통행만 가능한. 입구 하나, 출구 하나.음식물 찌꺼기들은 아무것도 통제하지 못한다. 꽉 막힌 차선 위의 운전자들처럼.혹시 나는 삼켜진 걸까? 뱃속에서 나와 처음으로 보았을 불빛은 허기진 신의 안광.처음 내었던 울음소리는 삼켜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적어도 그건 가장 진실된 감정이었겠지.꽉 막힌 터널 속에서 정체(자유?)를 누리는 운전자들처럼우리는 자유라는 거짓말을 따라신의 목구멍 아래로끝도 모르고 떨어지고 있는 건가보다.아니, 사실 끝은 있지. 신이 우리를 다 소화시키면 말이야, 어쨌든 밖으로 다시 나오게 될 거 아냐?공교롭게도 태어난 그곳 바로 옆에서.병원이랑 장례식장이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경우도 있대.*진짜 자유는 죽음인 걸까? 죽어버리면 자유로울까?눈앞이 아직도 어둡다. 잠에 들고 있는 걸까? 터널 위를 아직도 표류하고 있는 걸까? 죽어가고 있는 걸까?아래로,아래로,아래로.떨어지고 있는 걸까?*(오즈의 의류수거함)

  • 강완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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