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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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감각적 이미지스트의 시정신
강경희 : 다시 작품이야기로 돌아가지요. 산과 관련된 작품이 많으신데요. 바다보다는 산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시인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김종길 : 평범한 것입니다. 진실이라는 것이 궁극적인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강경희 : 그런 의미에서 인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이지시요? 김종길 : 인간이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것이 진실입니다. 강경희 : 젊은 시인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김종길 : 요즘 젊은 시인들이 시집을 많이 보내주는데 일일이 못 봅니다. 더러 보려고 하면 좋은 시인들이 많이 있지만, 뭔가 개성이나 현대성을 추구하느라 너무 괴짜이게 시풍을 보이는 시가 많습니다. 내가 시에서 특수와 보편이라는 말을 했는데, 특수한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 보편성이 있어야 하는데 괴상하게 쓴다는 것은 개인적인 사적인 특수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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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저주받은 시간의 기록
저주받은 시간의 기록 강경희 1. 자학과 증오로 얼룩진 가난 김신용의 시적 출발은 가난과 직결된다. 그의 첫 시집 『버려진 사람들』(고려원, 1989)은 그 제목이 상징하듯 현실로부터 소외되고 추방당한 인간에 대한 눈물과 고통의 기록들이다. 김신용이 형상화한 가난은 현장의 사실성을 바탕으로 한 시적 리얼리티를 지닌다. 김신용에게 가난의 문제는 푸념과 상념을 쫓는 넋두리가 아니라, 철저한 자기 증명의 방식이다. 그의 시는 가난을 매개로 계급적 모순을 폭로하고, 억압적 현실을 타계하고, 혹은 세계의 전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목적론적 고발 시와는 다르다. 그의 가난은 실존 그 자체에 대한 천착으로 일관한다. “적십자병원 뒷담 밑에 웅크리고 앉아” “채혈의 주사바늘 쓰레기통에 버리며 뒤돌아서던/ 그때”(?작은 告白錄?)의 기억은 가난의 치욕과 설움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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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한국시와 평화문학의 현황과 전망
한국시와 평화문학의 현황과 전망 강경희 1. 평화문학의 역할은 무엇인가? 역사적으로 문학의 임무 중 하나는 현실의 제문제를 명확히 제기하고, 부조리하고 부당한 현실에 대해 엄중한 비판을 가하는 것이다. 특히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의 책무는 시대가 요청하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 속에서 모순된 현실을 개선하고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그 어떤 존재보다도 이 세계의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즉 작가는 근본적으로 세계의 외적 형상에 대해 인지하는 동시에, 이 세계를 움직이는 내적 구조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하는 자이다. 오늘날 우리의 삶은 어떠한가? 천박한 자본주의의 가공할 만한 위력은 물질주의의 노예로 인간을 전락시키고, 폭력적 기계주의에 의해 인간은 도구화된 존재로 변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