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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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4월호
고재욱 냄새나는 여자 미술기자랍시고 이 사기꾼, 저 사기꾼 만나고 다닌 지가 벌써 오 년이 되어 간다. 미대를 졸업하고 그나마 전공 살려 돈을 벌기 위해 선택했던 직업인데, 이제는 선택이 아닌 목줄이 되어버렸다. 비꼬고 비웃는 게 전공인 내가 얄팍한 사기꾼들의 이야기를 진지한 척 들어가며 글줄을 써내려가야 한다는 게 아이러니이긴 하지만, 매달 통장에 찍힌 적당한 수준의 숫자를 보면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다. 삶은 그런 것이니까. 시간을 팔아 돈을 산다고 생각하면 견딜 만하다. 게다가 스스로 창작자라 주장하는 사람들의 포장지를 벗기고, 엉망진창인 내용물을 파헤치는 것은 적성에 잘 맞았다. 사기꾼들에게 사기로 대하는 것 또한 나름 나답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또 희한한 사기꾼을 만나러 간다. 식재료로 책을 만든다는 별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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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욱 냄새나는 여자 미술기자랍시고 이 사기꾼, 저 사기꾼 만나고 다닌 지가 벌써 오 년이 되어 간다. 미대를 졸업하고 그나마 전공 살려 돈을 벌기 위해 선택했던 직업인데, 이제는 선택이 아닌 목줄이 되어버렸다. 비꼬고 비웃는 게 전공인 내가 얄팍한 사기꾼들의 이야기를 진지한 척 들어가며 글줄을 써내려가야 한다는 게 아이러니이긴 하지만, 매달 통장에 찍힌 적당한 수준의 숫자를 보면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다. 삶은 그런 것이니까. 시간을 팔아 돈을 산다고 생각하면 견딜 만하다. 게다가 스스로 창작자라 주장하는 사람들의 포장지를 벗기고, 엉망진창인 내용물을 파헤치는 것은 적성에 잘 맞았다. 사기꾼들에게 사기로 대하는 것 또한 나름 나답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또 희한한 사기꾼을 만나러 간다. 식재료로 책을 만든다는 별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