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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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동화 같은 세상을 꿈꾸는 이유
─ 여는 글_2 동화 같은 세상을 꿈꾸는 이유 김남중 힘든 세상이다. 내일은 나아질 거란 희망도 없다. 차츰 침몰하는 타이타닉 같은 세상. 홀몸이라면 기울어지는 갑판 위에서 술병이나 비우며 빨리 끝나길 기다릴 테지만, 새근새근 잠든 자식들을 보면 술기운이 확 달아난다. 나는 이리 살다 가겠지만 너희들은 무슨 죄냐. 너희들만은 더 좋은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다. 부모와 다르게 살게 해주고 싶다. 그리하여 세상을 바꾸는 촉매는 누군가의 자식들이다. 어린이가 세상의 희망인 이유다.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우리는 ‘동화 같은’ 이야기에서 위로를 찾는다. ‘동화 같은’이라는 표현이 잦아진다. 동화를 쓰는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동화가 언급되는 것이 반가운데 막상 그 용도를 찬찬히 살피면 ‘동화 같은’이라는 아름다운 표현이 어째서 부정적으로 쓰이게 되는지 섭섭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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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날아라 장수풍뎅이
─ 단편동화 날아라 장수풍뎅이 김남중 여름방학이 얼마 안 남았다. 강건이는 아빠를 졸랐다. “아빠, 우리 마트 가. 방학숙제로 곤충채집해야 돼.” 강건이 아빠가 정보신문에서 눈을 떼지 않고 대답했다. “곤충 잡으려면 산이나 들에 가야지.” “마트에도 있어. 장수풍뎅이랑 사슴벌레.” 강건이 아빠가 피식 웃었다. 더 들어 보지 않아도 강건이 속셈을 알 것 같았다. 강건이는 오래 전부터 장수풍뎅이를 기르고 싶어 했다. 반짝반짝 검고 단단한 등껍질에 우뚝 솟은 뿔, 축구공도 밀 만큼 힘이 센 숲 속의 최강자, 장수풍뎅이를 이길 수 있는 곤충은 없었다. 강건이는 크리스마스에도 어린이날에도 장수풍뎅이 노래를 불렀다. 아빠 엄마는 물론 강건이의 소원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답을 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장수풍뎅이는 비싸다. 게다가 플라스틱 집을 사야 하고 톱밥도 두툼하게 깔아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