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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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기획인터뷰]문장의 소리는 포용력 있는 문학라디오, 내구성이나 품이 넓다고 할까
디제이는 현재 김민정 시인으로 한강, 이기호, 김중혁, 황정은, 최민석, 김선우, 이문재 작가 등에게 마이크를 이어 받았다. 이렇듯 인기 작가들이 손수 만드는 작가 중심 방송인지라, 참여 작가 고유의 매력이 여느 문학 관련 매체보다 강하게 드러난다. 현장에서도 작가들이 가장 편안한 환경에서 대화할 수 있도록 제작진 겸 동료 작가들의 배려가 돋보인다. 지난 4월 20일 월요일, Q. 박지영 학생기자가 녹음실을 찾아 이곳의 분위기를 살피며 작가와 피디를 인터뷰했다. 녹음이 진행된 곳은 서울의 서교동,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부근의 스튜디오다. 문장의 소리 녹음과 믹싱을 전반적으로 소화하는 곳이다. 2005년 5월부터 지금까지 여러 신인, 중견 원로작가들이 이곳을 스쳐갔다. 2005년 5월 시작된 문장의 소리가 10년 넘게 이어진 곳이자, 국내 문인들의 목소리가 가장 많이 축적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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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선우일란, 꽃의 비밀
선우일란, 꽃의 비밀 김민정 다 피었는데 도무지 질 수 없는 꽃 그래서 다행이니 그러니 불행이니 다물어 붉었는데 벌려서 까맸는데 탄일종소리처럼 딸랑, 죄를 벌하고 죄를 가르치는 밤의 겹눈 속에서 강강술래 혹은 박수의 계속되는 오늘 그러니까 늘 그런 우리 모두의 내일 손이 닿으면 움츠러드는 미모사처럼 간지럼 예민한 난장이들만이 모범생이어서 그들은 한점 부끄럼 없이 펜을 들어 쓴다, 나를 둘러싼 꽃바구니 속 꽃봉오리 대신 웃고 있는 난장이들의 입 속 새하얀 순결 어제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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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좌담]‘문학은 시장권력과 테크놀로지의 압박을 돌파해야 한다’
“시나 소설보다 페이스북이 훨씬 재미있는 시대” ▶ 허희 : 비관적인 말씀을 하셨지만, 김민정 선생님은 모 일간지에 <시가 있는 아침> 연재를 하셨잖아요? 저는 신문 지면에 좋은 시가 소개되고, 그 밑에 감각적인 해설이 부기되어 있는 걸 보면서 이러한 시도가 조금이라도 독자들에게 문학적인 영향을 끼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민정 선생님은 암담한 문학 시장 상황에 절망하시면서도,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지금 여러 노력을 하고 계신 게 아닌가 합니다. ▶ 김민정 : 말은 시니컬하게 했지만 저야말로 문학, 특히나 시에 대한 애정이 과하게 들어찬 사람입니다. 바쁜 와중에 왜 연재를 맡았냐 하면 맞아요, 우연히 시에 기댄 독자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되도록 짧은 시, 길지만 한 토막 정도 옮겨도 이해가 되는 시, 그리고 시를 말씀이 아닌 일상에서의 발견 정도로 받아들이게끔 해설도 만만하게 써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