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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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수필 「그림자 소리」 외 1편
작가소개 / 김순이 어머니에 대한 부채로 글을 씁니다. 《아르코문학창작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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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수필 누수
누수 김순이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집을 옮기고 두 해쯤 지났을 때였다. 언제부턴가 작은방 벽면과 천장 곳곳에 얼룩이 생기고 곰팡이가 자리 잡더니 퀴퀴한 냄새가 집안 전체를 사로잡았다. 관리소에 알아봤더니 아파트가 오래되어 외부 벽 이음새에 문제가 생겼거나 누수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윗집에 알렸더니 할머니는 자기 집은 이상이 없다며 말도 못 꺼내게 했다. 관리소에 외벽 수리를 부탁했다. 돌아온 답은 수리 기간이 도래하지 않아 예산이 없어 공사를 할 수 없단다. 하는 수 없이 사람을 불러 우리 집과 위층의 외벽을 수리하고 도배까지 마쳤는데 나아지지 않았다. 장마철이라 그런가 싶어 옥상 아래 두 개 층의 외벽 공사를 추가로 했다. 벽에 딸린 붙박이장과 벽을 세제로 청소하고 한 달 동안 말려서 다시 도배했지만, 곰팡이는 새로 피어올랐고 붙박이장에 가득 채워둔 옷마저 얼룩져서 다 버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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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고래의 꿈속으로
“김순이 씨 전화 아닌가요?” “김순이? 아아...... 네네. 그런데 누구시지요? 김순이 씨하고는 어떻게 되시지요?” “김순이 씨 친구입니다. 다음에 다시 걸겠습니다.” 남자가 너무 집요하게 물어와서 나는 서둘러 전화를 끊어버렸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려고 하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아까 전화를 걸었던 순이의 번호였다. 통화 버튼을 눌렀지만 저쪽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장민호 씨?” “네 그런데요?” 갑자기, 등산용 조끼를 걸친 건장한 사내 둘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타시지요.” 남자들의 억센 힘이 나를 붙들어,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의 뒷좌석 안으로 구겨 넣듯이 밀어 넣었다. 나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하고 차에 실렸다. 운전석에 앉은 검은 정장의 남자가 차를 출발시켰다. 등산용 조끼 차림의 두 남자는 내 양쪽에 벽처럼 버티고 앉아 있었다. 조끼가 왠지 낯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숨 주무셔야겠습니다.” 혹시 소매치기를 당하던 날 버스 안에서 봤던 그 조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