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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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소걸음으로 지나온 60년, 탈향에서 귀향까지
정리 김이은(소설가) 작가와 작가 이호철&김이은 인트로 근황 탈향에서 귀향 형편 형편만큼 한솥밥 먹는 사람 전쟁이란 게 그런거야 문학하는 사람으로서 책임의식 문학의 본령 눈치의 상상력 번역은 문학적인 감성이 있어야 한다 소걸음으로 뚜벅뚜벅 문학은 내 운명 서울은 만원이다 문학은 조촐하고 삶의 질박함을 보여주고 놀라운 감동이 있는 것 문학에 맛을 들여라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김이은 선생님 안녕하세요. 문단의 큰 어르신을 뵙게 돼 기쁩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의 건강을 가장 궁금해할 것 같습니다. 이호철 건강은 좋은 편예요. 요가도 하고, 좀 전에도 등산하고 왔어요, 저 건너 산에. 건강을 챙기죠. 겪어보면 역시 등산이 제일 좋아요. 요가를 15년 했어요. 등산은 한 30년 했고. 김이은 건강해 보이셔서 저도 기쁩니다. 요즘에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이호철 건강 쪽으로 신경을 제일 많이 쓰고. 그리고 이것저것 책 읽는 데 시간을 많이 보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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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홀앵희랑~ 콕길희랑~
홀앵희랑~ 콕길희랑~ 김이은 벌써 일 년이 훌쩍 넘은 일이군요. 이른 저녁을 먹고 소파에 흐늘어져 누워서는 뉴스데스크를 보고 난 뒤, ‘올 들어 첫 번째 폭염 주의보가 발효되었습니다. 어린이와 노약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게 좋겠습니다.’라는 일기 예보를 까딱까딱 졸면서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는데 휴대폰 문자 메시지가 떴습니다. ‘홀앵희랑 콕길희랑 보러 가자. ^^;’ 친구가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다짜고짜, 덜렁, 이 한 줄만 찍혀 있었더랬습니다. 앵희랑 길희? 나는 내가 모르는 누군가를 만나는 자리에 나더러 나오라는 줄로만 생각하다가 아차! 무릎을 탁, 쳤지요. 한국을 떠날 날을 얼마 남기지 않은 친구 박형서에게 그 며칠 전 “가기 전에 하고 싶은 거 없어?”라고 물은 기억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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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여의도 저공비행
여의도 저공비행 김이은 * ―대체, 어떻게 내가 여기에 있는 거지? 밑지름이 무려 육십사 미터나 되는 반구(半球) 모양의 돔형 지붕 위에 주저앉아 있는 일이란…… 생각해보자면 몹시 낯선 일이다. 게다가 날카로운 소리를 동반한 바람이 방향 없이 몰아닥치고 있다. 장의 가슴에서 토해져 콧구멍과 입가로 한꺼번에 새나온 날숨은 겨울 초저녁 하늘에 잠시 머물 뿐, 그마저도 도로 급하게 들이마시는 들숨 때문에 곧 사그라든다. 말하자면, 두려운 것이다. 빌어먹을 고소공포증 때문이야, 라고 중얼거리면서 장은 똥 싸는 자세로 쭈그려 있던 몸을 납작 엎드려 스파이더맨 자세를 취한다. 자세를 취하긴 했으나…… 그 다음은 어쩐다……. 장이 스파이더맨이라 생각한 자세는 오히려 두꺼비가 웅크린 모양새에 가깝다. 두꺼비처럼 목을 잔뜩 집어넣은 포즈로 아래를 내려다…… 볼 엄두가 나지 않아 차라리 하늘을 올려다본다. 저물어가는 저녁 하늘은 구름 낀 것처럼 흐릿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