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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후회할거야] 특별한 교육
[후회할 거야_시즌2] 특별한 교육 김종휘(성북문화재단 대표) 내가 서보지 않았던 너의 그 자리에 가서 서 보는 경험을 십대 시절에 한다는 것은 정의와 민주주의가 바로 선 나라만큼이나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이 우리 지구촌에 있었다니 놀랍습니다. 15세 이상의 10대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1년짜리 과정인데요, 처음엔 뭘 하냐고요? 딱딱한 나무 침대에서 싸구려 담요 한 장을 덮고, 끼니는 스스로 지어 먹어야 하고, 하루에 30분씩 두 차례를 빼고는 종일 침묵하는 생활을 무려 석 달 동안 한답니다. 이거 스님들이 90일간 동안거(冬安居)나 하안거(夏安居)하는 것과 비슷하잖아요. 뭐 하자는 거죠? 학교와 학원엔 안 가고 스마트폰은 꺼두고 외출도 없이 방 안에 콕 박혀서 배고프면 라면 같은 음식을 직접 끓여 먹으며 면벽참선하라는 것이 ‘특별한 교육’의 첫 과정이란 소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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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허위학력, 그 세 가지 이야기
허위학력, 그 3가지 이야기 김종휘 신정아 씨의 허위 학력 사건. 요즘 이 이야기를 꺼내면 적잖은 사람들이 진저리를 치거나 짜증을 부린다. 그만 하자고 지겹다고. 어쩌면 신정아 씨 사건은 이렇게 막을 내렸어도 족했을지 모른다. 자기 통제력을 상실한 한 개인의 허망한 출세욕이 빚어낸 미술계 내부의 씁쓸한 해프닝쯤으로. 해서 우리 모두 얻을 교훈은 이런 것이어도 과한 것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이 목말라한 그것이 너무나 매력적인 거짓의 유혹으로 다가와도, 그것을 취하는 일이 의외로 손쉽다 하더라도, 너와 나의 인격은 각자 그것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차원의, 성직자나 윤리학 교수님이 들려 주실 법한 잔잔한 성찰의 손거울 정도로 우리 각자의 손에 쥐여졌다면 그나마 조금은 개운했을지 모를 일이다. 하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사건은 그렇게 단아하게 마무리되지를 못했다. 신정아 씨의 허위 학력 사건은 대학 사회의 교수직 임용을 둘러싼 온갖 추문의 한복판을 가볍게 관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