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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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무의식의 서사들 - 이장욱, 박상영, 김혜진 소설
다가오는 것 김혜진 소설에는 좀처럼 플래시백이 등장하지 않는다. 「자정 무렵」도 마찬가지다. 앞선 작품들의 주요 시제가 과거였다면 「자정 무렵」은 오지 않은 것을 예감하는 불안한 현재형으로 진행된다. 과거와 상호작용하는 소설들에서 현재는 흔히 증상으로 읽힌다. 증상의 원인을 과거의 결핍이나 억압에서 찾아내는 시선은 프로이트적이다. 그러나 과거를 그리지 않는 소설에서 현재는 증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명명되거나 호명되지 않은 미결정 상태로 존재하는 현재는 타인들의 시선과 간섭에 의해 이름을 지니는 쪽으로 끌려가는 동시에 확정되지 않음으로써 하나의 의미로 수렴되고 대상화되지 않으려고 버틴다. 이름에 갇히지 않으려는 쪽과 이름을 부르려는 쪽의 긴장감이 김혜진 소설의 주요한 갈등인바, 그 미확정적이고 미결정적인 상태는 개념화되지 않기 위해 타자와의 거리를 유지하는 상태로 존재한다. 오늘의 끝이자 내일의 시작인 동시에 오늘도 내일도 아닌 자정 무렵처럼. 두 여성이 동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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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청소년 창작캠프 취재기] 현업 작가들의 문학캠프 글쓰기 팁
[사진]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김혜진 작가 김혜진 작가 - ‘?’에서 시작하는 글쓰기 육하원칙의 법칙, 작가가 글을 쓸 때 의존할 수 있는 가장 큰 수단 김혜진 작가는 학생들에게 육하원칙을 물어보면서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학생들의 창의적인 답변이 이어졌다. 아래는 실제로 만들어진 예시이다. 누가 : 장발의 여자아이가 어디서 : 하늘길에서 언제 : 겨울날 새벽 무엇을 : 노래를 하면서 서 있다. 어떻게 (감정) : 슬픈 마음으로 왜 : 귀신이라서 김혜진 작가는 직관과 논리로 소설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왜’ 항목에 ‘왜 죽었는가’ 를 추가했다. 김혜진 작가는 작가들도 처음에는 무슨 글을 쓸지 모르고, 논리와 직관이 있는 질문으로 찾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에 스크린을 통해 직접 그린 일러스트들을 보여줬다. 김혜진 작가는 책 표지에 일러스트가 수록되기까지의 일화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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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을의 민주주의에 대하여
비정규직이 확대되면서 노동자들은 ‘권리를 빼앗긴 이등 국민’이 되고 있다.”9) 1) 진태원, 『을의 민주주의: 새로운 혁명을 위하여』, 그린비, 2017. 2) 자크 랑시에르, 『불화: 정치와 철학』, 진태원 옮김, 도서출판 길, 2015 참조. 3) 장하성, 『한국 자본주의』, 헤이북스, 2014; 『왜 분노해야 하는가』, 헤이북스, 2015 참조. 4) 장하성, 『왜 분노해야 하는가』, 310쪽. 5) 김혜진, 『비정규사회』, 후마니타스, 2015. 6) 김혜진, 같은 책, 170쪽. 7) 김혜진, 같은 곳. 8) 김혜진, 같은 책, 7쪽. 9) 김혜진, 같은 책, 76~77쪽. 강조는 인용자. 2.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따라서 갑과 을에 관한 이러한 담론을 해방 이후 70여 년의 시간이 지난 우리나라 현대사의 중요한 한 가지 증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