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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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증언과 시점
[문학더하기+(소설)] 증언과 시점 - 김숨,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현대문학, 2018)에 대하여 김형중 1 브루스 핑크의 『라캉과 정신의학』을 읽다 보면 이른바 '정신증'에 관한 흥미로운 임상 사례 하나를 만나게 된다. "로제는 그의 첫 분석가와 2년 동안이나, 거의 기계적으로 분석에 참여했다. 그는 분석가에게 산더미 같은 글을 가져왔다. 그는 자기가 꾼 꿈을 꼼꼼하게 기록해서 타이프로 쳤으며, 그것들을 암기해서 분석 때마다 외워댔다(이런 식의 '문학적인' 다산은 정신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이다). 분석가는 로제의 글들에 관심을 가졌고 로제에게 오랫동안 그 꿈들을 외워 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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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말이 되지 않는 시
[문학더하기(+)] 2010 다시-읽기 Re-View- 《문장웹진》에서 실시한 2010년대 문학 설문 결과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우리가 ‘다시’ 읽어봐야 할 작품에 대한 리뷰 말이 되지 않는 시 - 박지혜 『햇빛』 김동진 1. 글을 쓸 때 가장 많이, 오래 하는 일은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책상에 머리를 박고 고민하는 것이다. 더 적절한 표현, 정확한 문장을 쓰기 위해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 기표와 기의의 연결이 자의적이라는 점에서 이미 언어는 태생적으로 의미 전달의 한계를 갖고 있다. 아무리 명확한 어휘와 정확한 문장을 구사한다고 해도, 글에 실리지 못하고 넘쳐 분실되는 것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달리고 싶은 게 작가다. 사유를 완벽하게 담을 수 없는 것이 언어의 숙명이라면, 언제까지고 책상 앞에 앉아 문장을 잡고 씨름하는 것이 작가의 숙명이다. 그러므로 작가들이 언어를 다루는 고유한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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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ㅍㅌㅊ’냐고 묻고 답하는 사람들에게
[문학더하기(+)] 2010 다시-읽기 Re-View- 《문장웹진》에서 실시한 2010년대 문학 설문 결과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우리가 ‘다시’ 읽어봐야 할 작품에 대한 리뷰 ‘ㅍㅌㅊ’냐고 묻고 답하는 사람들에게 - 최진영,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실천문학, 2013) 임지훈 1. 언제부터인가 인터넷에서 그런 글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 정도면 ㅍㅌㅊ’냐고 묻고, 거기에 답하는 글들. ‘평균은 된다’는 말인 ‘평타친다’에서, 초성만 남긴 이 물음에서 대상은 무척이나 다양하다. 새로 산 차, 튜닝한 컴퓨터, 집 안의 인테리어, 방금 자른 머리 등의 일상에서부터 직업과 연봉, 주식의 성패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서로에게 평균을 묻고, 평균을 답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이번 s전자에서 단타로 n% 먹었는데, 이 정도면 ㅍㅌㅊ인가요?’, ‘20대에 1억 모으면 ㅍㅌㅊ?’, ‘조립으로 컴퓨터 맞췄는데 이 정도면 가성비 ㅍㅌ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