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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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말이 되지 않는 시
[문학더하기(+)] 2010 다시-읽기 Re-View- 《문장웹진》에서 실시한 2010년대 문학 설문 결과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우리가 ‘다시’ 읽어봐야 할 작품에 대한 리뷰 말이 되지 않는 시 - 박지혜 『햇빛』 김동진 1. 글을 쓸 때 가장 많이, 오래 하는 일은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책상에 머리를 박고 고민하는 것이다. 더 적절한 표현, 정확한 문장을 쓰기 위해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 기표와 기의의 연결이 자의적이라는 점에서 이미 언어는 태생적으로 의미 전달의 한계를 갖고 있다. 아무리 명확한 어휘와 정확한 문장을 구사한다고 해도, 글에 실리지 못하고 넘쳐 분실되는 것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달리고 싶은 게 작가다. 사유를 완벽하게 담을 수 없는 것이 언어의 숙명이라면, 언제까지고 책상 앞에 앉아 문장을 잡고 씨름하는 것이 작가의 숙명이다. 그러므로 작가들이 언어를 다루는 고유한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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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크로핑(cropping)과 언어의 시계(視界)
[문학더하기(+)시] 크로핑(cropping)과 언어의 시계(視界) 조강석 이런 시가 있다. 아래 전문 인용된 시의 제목을 짐작해 보자. 이것은 ······이다. 그런가 하면, 이런 시도 있다. 역시 전문이다. 다시 제목을 짐작해 보자. 그러나 이것은······이다. 송승환의 시집 『클로르포름』에 실린 위의 두 시의 제목은 공히 「카메라」다. 그리고 이 시집에는 같은 제목의 시가 한 편 더 실려 있다. 이 파란색 저 파란색 사이 다른 파란색 다른 파란색 그 모든 파란색의 경계 파란색 파란색 파란색 사과 붉은 토마토와 붉은 토마토 사이 - 「카메라」 전문 이 글은 세 번째 인용된 작품을 읽어 보려는 취지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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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증언과 시점
[문학더하기+(소설)] 증언과 시점 - 김숨,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현대문학, 2018)에 대하여 김형중 1 브루스 핑크의 『라캉과 정신의학』을 읽다 보면 이른바 '정신증'에 관한 흥미로운 임상 사례 하나를 만나게 된다. "로제는 그의 첫 분석가와 2년 동안이나, 거의 기계적으로 분석에 참여했다. 그는 분석가에게 산더미 같은 글을 가져왔다. 그는 자기가 꾼 꿈을 꼼꼼하게 기록해서 타이프로 쳤으며, 그것들을 암기해서 분석 때마다 외워댔다(이런 식의 '문학적인' 다산은 정신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이다). 분석가는 로제의 글들에 관심을 가졌고 로제에게 오랫동안 그 꿈들을 외워 보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