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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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검은 나무들 外 3편
(문혜원. 문학평론가) “김두안 시는 힘이 세다. 시에서 바람이 인다. 그는 뻘에 걸린 배를 등으로 밀어 본 사람이다. 상체의 힘에 의존하여 손으로 배를 밀 때의 한계를 체득한 사람이다. 시 밑으로 들어가 온몸으로 시를 밀 줄 아는 사람이다......” (함민복. 시인) ● 시/낭송 : 김두안 ● 출처 : 김두안 시집 『달의 아가미』, 민음사,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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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9월호 박상순의 왕십리, 박상순의 모란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박상순의 왕십리, 박상순의 모란 김상혁 나의 은사 문혜원 선생님은 시를 칭찬하는 데 인색한 편이다. 선생님으로부터 성실하다, 똘똘하다 같은 칭찬은 몇 번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선생님이 내 시에 대해 썩 마음에 든다 말한 적은 거의 없다. 어쩌면…… 단 한 번도 없을지도 모른다. 선생님은 좋은 시가 있으면 입으로 좋다, 나쁘다 하지 않고, 차라리 그것에 대하여 글을 쓴다. 그런 선생님이 별 거리낌 없이 좋다 말하는 시인이 박상순이었다. 시인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기도 전부터 나는 시인의 이름을 자주 들었다. 그래서 나는 그의 시집을 열심히 읽었고, 언젠가 나도 시인이 되어 그를 만나면 ‘작품 잘 읽었습니다!’ 하고 인사해야지 다짐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나는 어디가 어떻게 좋은 줄도 모르고 오랫동안 박상순을 읽고, 박상순에 대해 생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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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애상적인 정조와 회화적 이미지의 혼재
문혜원(문학평론가) 1. 들어가는 말 김광균은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1930년대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알려졌다. “길은 한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추일서정(秋日抒情)」),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외인촌(外人村)」) 같은 대목은 시의 이미지를 설명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예다. 그러나 이처럼 선명하게 살아나는 이미지의 한편에 애상적인 정조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한 경우는 많지 않다. 김광균은 모두 네 권의 시집을 출간했고, 우리가 기억하는 몇 편의 이미지 시들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시집인 『와사등』(1939)과 『기항지』(1947)에 수록되어 있다. 세 번째 시집 『황혼가』(1957)와 네 번째 시집 『임진화』(1989)에 이르면, 선명한 이미지는 사라지고 애상적인 정조만이 주조를 이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