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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민들레예술문학상 심사후기] 글쓰기, 말하는 입의 위대함 고봉준(문학평론가) 저녁 무렵, 트위터에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지난 학기에 내가 강의한 ‘문학개론’ 과목을 수강한 학생이었다. 그 강의에서 나는 학생들에게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자신의 답을 정리해 오는 과제를 내준 적이 있는데, 내게 메시지를 보낸 학생은 아직까지 그 질문을 화두처럼 붙들고 있다고 했다. 도대체 문학이란 무엇일까? 이 단순한 질문은 우리에게 엄청나게 많은 것을 요구한다. 우선 이 질문은 ‘문학’과 ‘문학 아닌 것’을 구분하는 잣대를 요구하고, 문학에 대한 개인적 취향 이상의 본질적인 규정을 요청한다. 당연히 그런 본질 따위는 없다. 아니, 설령 있다 해도 많은 시인․작가들이 이미-항상 그 본질을 위반하면서 도전하고 있으니 조만간 그 ‘본질’은 불완전한 대답이 될 운명이다. 받고 있을 테니 대답하는 순간 불완전한 해답이 될 운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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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민들레예술문학상 심사후기] 민들레 홀씨 되어 ― 2013 민들레문학상에 보내준 민들레님들의 글을 읽고 나서 이시백(소설가) 민들레님께 보내주신 귀한 글을 잘 읽었습니다. 또박또박 정성을 들여 써 보내신 글 속에는 내가 미처 몰랐던 민들레님의 살아온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 있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우리에게는 가난이 죄처럼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가난은 잘못이 아니지만, 자칫 잘못처럼 받아들여지게 합니다. 돈이 어느 시절보다 위력을 발휘하는 요즈음, 돈이 없다는 것은 무슨 죄를 지은 것처럼 사람을 위축시키고, 불편하게 만듭니다. 돈이 없는 것도 서럽지만, 집이 없는 고달픔이야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몸은 고달파도 저녁마다 된장찌개 잘잘 끓는 밥상에 모이던 가족마저 이리저리 흩어지고, 온종일 시달린 몸을 마음 편히 뉠 만한 집이 없다는 것은 참담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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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민들레예술문학상 심사후기] 민들레문학상 심사를 마치며 김선우(시인) 민들레문학상. 이름 참 예쁘다. 상의 내용은 더 예쁘다.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글쓰기에 주어지는 상이라서 애틋하다. 문학의 어여쁜 자리란 그늘진 변방의 애틋함을 끌어안으며 성취되는 몫이 여전히 가장 크다고 나는 생각한다. 존재의 애틋함과 짠함. 그것을 이해해 가는 일이 생의 몫이자 문학의 몫인 듯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소위 문학판 내부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실험성, 전위성, 전복성이라는 말들을 나는 이 소박하고 어여쁜 이름을 가진 상 앞에서 떠올린다. 흔히 생각하기에 문학 창작과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창작된 글쓰기라는 점에서 이 글쓰기는 전복적이다. 창작과정에서 창작의 주체와 주체를 돕는 문학인 사이의 교감과 소통이 성공적이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창작과정은 매우 실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