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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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울어도 괜찮아?
민병훈 감독은 꼼짝도 않고 앉아 있다. 성 프란시스코의 말처럼 손으로 일하는 사람은 노동자다. 손과 머리로 일하는 사람은 장인이다. 손, 머리, 그리고 가슴으로 일하는 사람은 예술가다. 민병훈, 너는 영화는 예술이라고 말했다. 너, 정말 예술가다, 라고 그에게 말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참, 민병훈. 나 울고 싶을 땐, 그때 왜 내가 맥주 한 잔 사주고 너에게 뺏다시피 얻어온 「벌이 날다」 그 비디오 틀어놓고 몰래 운다. 나는 아무 데서나 우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지만 아름다운 영화를 보고서는 도무지 안 울 수가 없으니까. 벌을 따라, 나도 우물이 있는 곳을 향해 가고 싶은 사람이니까. 《문장 웹진/ 2007년 2월》 민병훈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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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상실의 형식 (1)
포터 애벗, 우찬제 외 옮김, 『서사학 강의』, 문학과지성사, 2010, 22~23쪽. 3) 민병훈, 『달력 뒤에 쓴 유서』, 민음사, 2023, 33쪽. 이후 인용 시 괄호 안에 쪽수만 표기. 4) 박혜진, 「감각을 위한 논리」, 『겨울에 대한 감각』, 자음과모음, 2022, 116쪽. 5) 이 책에 수록된 3편의 단편 「겨울에 대한 감각」과 「벌목에 대한 감각」 그리고 「불안에 대한 감각」 모두 감각의 논리를 통한 소설 쓰기의 문제에 깊이 천착하고 있다. 나는 철저히 내게서 기인한 것들로만 문장을 구성하려 하는데, 이 작업을 진행하는 어떤 순간에는 너무 힘든 나머지, 다른 방식의 문장을 바랄 때도 있었다. 사명감, 책임감, 정치, 의욕이 담긴 것들.(76) ‘사명감, 책임감, 정치, 의욕’이라는 말이 어떤 서사의 형식을 지시하는 말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 문장이 민병훈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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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느린 기린 큐레이션〉 5월(독립서점 편)
최근엔 민병훈 소설가를 필두로 〈진부책방스튜디오〉(서교동), 〈고요서사〉(용산동), 〈문학살롱 초고〉(합정동)가 연합해서 ‘다시 만난 문학, 다시 빛날 서점’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매달 일정표를 인스타그램에 공지해요. 많은 관심 바랍니다. Q. 진부책방에서 진행되었던 읽기 모임에 대해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A. 읽기 모임은 합평 중심의 모임을 지양하고 싶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책을 매개로 한 관계망을 살리는 것이 책방의 순기능이니까요. 이왕 읽기 모임을 하는 김에 우리가 접하지 못했거나 도전하기 어려웠던 책들을 위주로 읽어 보자 해서 민병훈 작가님과 남지은 시인님을 섭외해서 진행했어요. 민병훈 작가님은 독일, 러시아, 미국 등의 해외고전들을 하나씩 골라 고전 위주로 읽기 모임을 진행했고, 남지은 시인님은 아이들 그리고 부모님들도 같이 볼 수 있는 좋은 그림동화책 위주로 선정해서 같이 읽기를 했습니다. 아이들도 반응이 좋고, 함께 참여했던 분들도 굉장히 좋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