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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책방곡곡 부산 영도 손목서가 1편 ㅡ 어른이 되어 어린이책을 읽다
책방곡곡 부산 영도 손목서가 1편 ㅡ 어른이 되어 어린이책을 읽다 사회/정리 : 유진목참여 : 서은주, 최진경, 황선화 부산 영도 바닷가에 서점 '손목서가'를 연 지 어느덧 반년이 지났다. 열 평 남짓 작은 서점의 서가를 꾸리면서 잘 팔리는 책이라든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책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내가 서가에 꽂아 둔 책들이 잘 팔리는 책인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책인지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책들만으로도 작은 서점의 서가는 금세 가득 차버렸고 베스트셀러가 아니어도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꼼꼼히 살펴 고르는 손님들 덕분에 서점 주인으로서의 즐거움과 보람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와중에 어린이책 서가를 꾸리면서 여러 달 막막함을 느꼈는데, 지금껏 읽어 본 적이 거의 없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내게는 어린이책을 선별할 수 있는 기준조차 없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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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책방곡곡 부산 영도 손목서가 2편
책방곡곡 부산 영도 손목서가 2편 ㅡ 어른이 되어 어린이책을 읽다 사회/정리 : 유진목참여 : 서은주, 오경옥, 최진경, 황선화 어린이책을 읽다 보면 어린이가 되어 책을 읽고 있는 나를 알아차리는 순간이 온다. 문학작품을 읽다 보면 나의 세계에서 어느덧 책의 세계로 훌쩍 건너가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도 유독 어린이가 되어 있는 나 자신을 감각하는 순간은 매번 처음인 듯 새롭다. 아니, 새롭다는 말보다는 깜짝 놀란다고 하는 게 나에게는 더 알맞은 표현일 것이다. 나는 깜짝 놀란다. 그리고 어딘지 기묘한 기분이 되어서 내 마음이 왜 이럴까 하고 곰곰이 나를 살핀다. 살피고 살피다 보니 어른의 세계를 바라보는 일이 결국에는 슬퍼서라는 결론. 아이의 눈과 마음에 비친 어른들은 너무 화가 나 있거나 너무 무심하고 매번 너무 지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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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부산 영도 손목서가 3편 – 어른이 되어 어린이책을 읽다
[독자모임-책방곡곡] 책방곡곡 부산 영도 손목서가 3편― 어른이 되어 어린이책을 읽다 사회/정리 : 유진목참여 : 서은주, 오경옥, 최진경, 황선화 동시집을 읽는데 낮에 본 신문기사가 자꾸 떠올라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2019년 최저 원고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동시 한 편의 최저 원고료는 25,000원이며 시는 67,586원이었다. 동화와 단편소설은 원고지 매당 8,000원에서 8,679원이라 적혀 있었다. 시의 경우 1편을 지면에 싣고 25,000원 혹은 67,586원을 받을 수 있다면 시인을 직업으로 삼기 위해서는 한 달에 몇 편의 시를 적어도 몇 개의 지면에 발표해야 하는지 대충 셈이 나오는 셈이다. 하지만 그럴 만한 지면도 따라서 매달 보장되는 원고료도 없다. 지금 상황에서 시인은 직업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시인은 직업이 될 수 없다. 그런데도 나는 직업란에 '시인'이라고 적는다. 그러면서 생계를 꾸리기 위해 다른 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