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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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글틴 생활글 모음 출간 기념 인터뷰]십대, 안녕-청소년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글틴 생활글 모음 출간 기념 인터뷰」 십대, 안녕-청소년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글쓰는 십대들의 진솔한 기록지 『십대, 안녕』. 보리출판사에서 발간된 이 책은 온라인 청소년 문학 사이트 글틴의 생활글 모음집이자, 10주년을 맞은 글틴의 타임캡슐이다. 현재 글틴에서 3기 학생기자로 활동하는 이상학, 박준영이 글틴 10주년 행사를 하루 앞둔 9월 5일 토요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청소년문화연대 ‘킥킥’에서 십대, 안녕 낭독회 준비로 한창인 관계자들을 만났다. ‘십대, 안녕’을 만든 편집자, 생활글 게시판 선생님, 필자 미랑, 비기닝, 키로 등과 책 뒷얘기를 함께 나눴다. * ‘십대, 안녕’이란? 글틴에서 진행한 연중온라인글쓰기대축제 생활글 응모작 수천 편 중 19편을 수록한 책.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생활글 게시판에 올렸던 당시 그대로 재가공 없이 1차 느낌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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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최우수상 수상작 / 생활글] 7번째 눈사람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최우수상 수상작 / 생활글] 7번째 눈사람 투또우(김지인) 한국에 돌아온 뒤로 7번째 눈사람을 만들었다. 나는 눈이 오는 것이 언제나 즐겁고 좋다. 멍청하고 철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는 아직 그렇다. 딱히 동심이라거나, 감수성이 풍부해서 그런 것 같지도 않다. 그저 어렸을 때 누리지 못한 것에 대한 집착 정도랄까? 거의 5년 동안 눈을 못 보고 살았으니 그럴 만도 하지 싶다. 친구들은 언제나 눈에 대해 부정적이곤 한다. 특히 버스를 타고 오는 친구들은, 그저 하늘에서 내리는 쓰레기 정도로 취급한다. 사실 얼어붙은 빙판길을 40분 내내 친구와 펭귄처럼 뒤뚱거리면서 걷는 것은 절대 평탄치 않았지만, 그런데도 휘청 휘청거리는 서로의 모습이 우스워 한참을 낄낄거리며, 지나가는 친구마다 구걸해 1,000원짜리 호떡을 사 먹는 것은 꽤 유쾌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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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생활글] 상처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생활글] 상처 세피아(김소정) 오랜만에 휴대폰을 손에 쥐어 보았다. 검은색 바탕 위로 내 얼굴이 살며시 비쳤다. 한 달 만에 재회한 휴대폰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내 손을 다 덮고도 남을 크기의 휴대폰을 손에 쥐고 엄지손가락으로 애써 전원을 눌렀다.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내 얼굴을 비추던 검은 화면 위로 하얀 바탕에 통신사 로그가 그려졌다. 그리고 몇 초 후 그동안 켜보지 않은 것을 원망하듯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가 밀려왔다. 메시지 하나하나에 읽고 답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나는 밀린 과제를 더 미루고픈 마음에 도망치듯 휴대폰을 침대 위로 던지고 방에서 나왔다. 아무도 없는 집의 부엌은 식탁 위 반찬들만 고요히 조명을 받고 있었다. 나는 썰렁한 공기 속을 걸어 식탁의자에 앉았다. 어둑한 침묵에 태클을 걸고 싶은 마음에 달그락 와그작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밥을 입속에 밀어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