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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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달면 삼키고 쓰면 글이다] 4화 : 까페 창비, 나를 쓰게 하는 것들 / 서재진 시인, 정성우 소설가
나를 쓰게 하는 것들-서재진 시인 중학교 때, 흔히들 반의 분위기 메이커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었다. 교정기와 단발머리와 까르르 웃는 소리가 사랑스럽던 그 애는 내가 작가가 될 거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때 우리는 글을 쓰려면 국어지! 하며 우선 국문학과, 그것도 고려대 국문학과를 목표로 잡은 참이었고 친구들은 모두 나를 응원해 줬다. 2008년도의 책상에 고려대학교 14학번 서재진, 이라고 낙서하기도 했었다. 그 애는 어느 날 자기가 대단한 걸 알아 왔다며 내게 말을 걸었다. 인터넷에서 본 건데,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들은 은, 는, 이, 가, 같은 조사를 빼먹지 않고 쓰는 경향이 있대. 그러니까 너도 글을 쓸 때 조사를 많이 넣어서 써봐. 너는 꼭 노벨 문학상을 받을 수 있을 거야. 그 얘기에 나는 글을 쓸 때면 가급적 조사를 생략하지 않는 버릇을 들이게 됐다.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습관이다. 그런 말들이 나를 쓰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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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달면 삼키고 쓰면 글이다] 마지막화 : 문학 살롱 초고, 술과 문학 / 서재진 시인, 정성우 소설가
문학살롱 초고, 술과 문학 서재진, 정성우 - 들어가며 혼자 마시는 술이 간절한 날이 있다. 조용한 공간에서 괜찮은 술을 한 잔 마시며 하염없이 책에 빠져들거나 공간이 주는 분위기에 젖어들고 싶은 그런 날 말이다. 문학살롱 초고는 좋은 술, 책, 분위기 셋 모두를 갖춘 곳이다. 어쩌면 당신은 평생 그곳에서 살고 싶어질 수도 있다. 입구에는 섹슈얼 헬스 케어 브랜드인 체레미 마카와 일러스트레이터 규하나가 협업한 “SAFE DISTANCE FOR EVERYONE!”의 포스터가 붙어 있다. 포스터 모서리의 QR 코드를 인식하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사이트가 나온다. 위생적이고 안전한 사랑을 목표로 하는 그 프로젝트의 포스터와 함께, 더 안쪽에는 청소년도 구매할 수 있는 콘돔 자판기가 있었다. 요 2개월 동안의 주제를 안전한 성으로 잡아 『섹스할 권리』 등의 책이 벽에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전시물들을 보며 안전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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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연속좌담 '창작, 노동' 4차 〈대학(원)생 작가들의 미래설계〉
서재진 : 제가 알기론 정성우 작가님 원단 회사 일하셨을 때 바탕으로 등단작을 쓰셨다고 들었어요. 정성우 : 아, 네. 서재진 : 저도 그런 식으로 알바를 소재로 얻은 적이 있는데 제일 특이하고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소위 말하는 감성주점, 헌팅 술집이라는 곳에서 일했을 때 소재를 정말 많이 얻었어요. 밤에 출근해서 아침에 퇴근하면 자느라 글을 못 쓰는 거예요. 그때 벌어 놓은 돈을 까먹으면서 생활했던 때도 있었고. 특이하진 않지만, 학교에서 조교 일을 하면서 도서관 근무를 했던 기억이 나요. 근데 제가 있는 부서가 일이 별로 없어서 개인 업무가 가능했기 때문에 거기 있는 컴퓨터로 시를 쓰거나 개인적인 소설을 쓴 기억도 나요. (웃음) 필을 받으면 하루에 50매 쓰는 날도 있고. 정말 열심히 일했던 것 같습니다. 채윤희 : 그 정도면 학점이 갈려 있는 거? 서재진 : 저희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전업 작가라는 단어, 혹시 성립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