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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시] 반, 반
반, 반 송성엽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아 반, 반이면 좋겠어 폭염 아래 눈 맞을 수 있을까 물구나무로 걸어 다닐까 무엇이든 되거나 이도 저도 아니거나 -반반 마니아를 위한 획기적 발명품 설명서- 달콤하면서 매콤해, 후라이드 반 양념 반 아무도 널 가둔 줄 몰라, 사파리 공원 이상과 현실의 운명적 만남, 메이드 인 차이나 지긋지긋하지만 떠나지 못해, 달과 달동네의 애증 관계 -급하면 뒤집어서 사용하시오- 세상의 모든 반반 마니아들이여 그를 사랑해줘 얼굴론 또이 예우 엠* 입으론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는 그 남자 짬짜면 같은 남자 무엇이든 되거나 이도 저도 아니거나 * 또이 예우 엠 (Toi yeu em) : 베트남 어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글틴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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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6월평]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되기
송성엽 〈 반, 반 〉을 읽고 송성엽 님의 〈 반, 반 〉은 한서영 님의 위트와는 다른 식의 위트가 넘치는 언어구사가 엿보입니다. 처음에는 제목 ‘반, 반?’ 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이내 무릎을 치게 되더군요. 이것이냐 저것이냐 선택을 해야 할 때 우리는 종종 갈등을 겪습니다. 둘 다 가지고 싶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획기적인 아이디어들을 생각해냅니다. 또는 무언가가 너무 절실한 나머지, 현실 속에서는 불가능할 역설적 장면(폭염 속, 차가운 눈)을 상상할 수도 있습니다. 이곳이 안인지 바깥인지 헷갈리는, 마치 마그리트나 키리코의 그림에서와 같은 현실 속의 순간들(사파리 공원)도 있습니다. 예쁜 이름과 달리 고단하고 남루한 삶이 녹아 있는 동네(달-달동네)도 곳곳에 있습니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각각 다른 말을 할지라도 같은 의미를 지시한다는(혹은 그 반대로 같은 말을 하고 같은 표정을 지어도 의미는 다를 수 있다는) 의미에서, 같은 지구별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