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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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책방곡곡] 경기 꿈틀책방(제2회)
오민수 : 「시창작 강의」요. 직업마다 피해야 할 금기가 있는데, 시인은 고독이란 단어를 피해야 한다는 거. 처음엔 계속 피해 다녔지만, 이제는 굳이 그럴 필요도 없고, 오히려 고독을 찾는다는 게 재밌었어요. 첫 번째 「그릇」과 마지막 「식물도감」은 생각을 오래 하게 만든 시이고요. 최수이 : 저도 「시창작 강의」 좋았어요. 아이가 가끔 시를 써서 보여주는데 조언을 해주는 입장에서 공감되더라고요. 외롭다, 슬프다, 직접 쓰지 말고 비유나 상징으로 표현해 보라고 하거든요. 시인의 입장에서 이런 시를 썼다는 건, 이제 무엇으로든 시를 쓸 수 있겠구나, 틀을 깨트리고 나오고 있구나, 라고 느꼈어요. 「호미」를 읽으면서는 과연 내가 갖고 있는 호미는 어떤 호미인가 생각했어요. 눈앞의 일에만 급급해 잘못된 일에 날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사는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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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웹진편(2) - 던전, 쪽
개인적으로 연재 게시판 중에 ‘오네긴 시창작 그룹’도 눈에 띄었는데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어떤 모임인지 조금 더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A. ‘오네긴 시창작 그룹’은 2018년 8월부터 오네긴 하우스에서 희음이 진행했던 페미니즘 시선(視線/詩選) 수업을 통해 꾸려진 그룹인데요, 그때 쓴 시들 중 일부가 이 카테고리에 올라가 있어요. 이때 1기 구성원이었던 7인 여성의 시를 모아 만들어진 게 『구두를 신고 불을 지폈다』라는 앤솔로지 시집이에요! 텀블벅 프로젝트로 진행해 성공적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시집이기도 해요. 지금도 알라딘, 교보문고 등에서 절찬리 판매 중이랍니다. Q. 말씀해 주신 앤솔로지 시집도 무척 궁금하네요. 《쪽》을 처음 알게 된 건 SNS를 통해서였는데요, 얼마 전에 SNS에서 메일링 서비스로 월간 〈알아여〉의 신청을 받는 걸 보았어요. 웹진 쪽의 소식지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월간 〈알아여〉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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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대담] 심보선 시인과 김용규 철학자와의 대담
가끔 시창작 강의를 해달라고 선생님들이 요청이 들어오는데 제가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너무 모르겠어요. ‘시는 어떻게 배우지?’ 나는 어떻게 배우는지 몰라요. 그냥 썼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잘 쓴 것 전혀 아니죠. 저는 대학교까지 소위 글짓기 상은 한 번도 못 받아봤어요. 저는 글 잘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못 봤어요. 아무한테도 안 보여주고 혼자서 쓰다가, 좀 아까 던진 질문인 서정시와 해체시, 전위시 이 셋의 구분조차도 사실 잘 모르겠어요. 어떤 게 서정적이고 어떤 게 전위일까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요. 대답이 될지 모르겠는데 테리 이글턴이라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게 얘기했다 하더라고요. 비루한 세상, 고통스러운 세상에 대해서 찡그리는 게 시가 아니다, 적절한 찡그림을 보여주는 게 시다, 적절한 찡그림이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결국 아까 시는 제작이라고 했는데 누가 평가할지 모르겠지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