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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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문학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으로서의 창구가 되어주길
아님 그림자 한 치쯤 뒤? 아님 저 고개 넘어 한 치쯤 뒤일까? 내가 처음 문장을 만난 것은 문학 집배원 문장 녹음을 위해 배우로써 녹음하러 갔을 때였다. 그 후 문장배달을 신청해서 참으로 재미나게 듣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들을 매주 다른 색깔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인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만 만나오던 문장. 그러던 어느 날, 문장에서 내게 ‘문장에게 바라는 것’이라는 물음을 물어왔다. 무엇을 바라나? 생각해 본다……. 얼마 전 윤독클럽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분은 윤독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내게 얘기를 해 주셨다. 윤독은 이해가 잘 되지 않던 어려운 문장까지도 여러 차례 되짚어 이해되게 하고 윤독하는 사람들끼리의 목소리를 통한 신뢰는 어마어마한 것이라며 열변을 토하셨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낭독 공연이라는 장르도 윤독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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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별」외 6편
민달팽이 고라니 아님 사슴? 아니, 아니! 그러기엔 너무 작아 오소리 아님 너구리? 딱 걔네들이 싼 똥인지 알았지 그런데 똥이 움직이는 거야 느릿느릿 고물고물 아악~ 태어나 처음 본 민달팽이는 뚜껑 없는 요구르트 책 없는 학교 파란색 떡볶이처럼 처음 만난 하나의 세상 세상에서 제일 예쁜 똥 편의점 등대 골목 끝 딱 하나 있던 편의점 밤늦게 끝나는 엄마가 제일 좋아했었지 깜깜한 어둠 속에서 빛나고 있으면 망망한 검은 바다에서 만난 등대 같다고 했거든 엄마는 출렁이는 어둠을 가로질러 쪽배처럼 집에 왔었지 이제 엄마의 등대는 없어 밤새 어둠을 밝히던 편의점 아줌마 얼굴이 점. 점.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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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슬픈 호사(豪奢)
뒤바뀐 처지가, 운명이 어색했는지 아님 질주의 본능이 꿈틀거렸는지 저 타이탄 트럭, 다리 난간에 걸려서도 전조등이 강 상류를 향해 있다. 깨진 전조등 틈새로 젖은 햇빛이 웅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