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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작가, 금기에 도전하다
작가, 금기에 도전하다 -남정현의 「분지」 양진오 반공주의의 형성과 확대재생산. 이는 해방 이후 한국인의 삶을 규율하는 문화적 조건이었다. 그런데 이는 한국인의 삶뿐만 아니라 해방 이후 한국 현대문학의 장을 규율하는 문화적 조건이기도 했다. 식민 통치, 미군 주둔, 분단체제 형성, 한국전쟁 발발, 권위주의적 독재 등 한국 사회의 퇴행적 사건과 역사에서 기원한 반공주의. 이 괴물 같은 반공주의에서 자유로운 한국인은 단 한명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반공주의는 한국인의 삶을 규율해 왔으며, 현재도 그렇다. 그렇지만 이렇게 얘기할 때, 한국 현대문학을 반공주의에 완벽하게 규율된 문학으로 폄하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 현대문학은 확대재생산되는 반공주의에도 불구하고 그 압력에 포획되지 않는 주목할 만한 긍정적 성취를 남겨온 문학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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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지란지교를 꿈꾸며
양진오 평론가가 쓴 선생의 연대기에 따르면 그는 그때 다른 사람도 아닌 김동리 선생의 심사를 통과했다는 자부심에 고무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곤 까뮈의 실존주의에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삶이 ‘문학하는 삶’이 될 것이라는 예감에 빠진다. 그러나 10년 이상 사법고시에 고배를 마신 아버지의 강한 권유로 가고 싶었던 국문학과나 독문학과를 선택하는 대신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우리 동네 스타벅스에서 내 지정석은 단연 창가 자리다. 거기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무연히 쳐다보거나 옆 사람들 이야기를 엿듣기만 해도 두서너 시간이 금방 흘러간다. 책도 읽고 원고도 다듬고 전화도 몇 통 주고 받으면 반나절은 족히 지나간다. 창가 자리 바로 앞 인도엔 언제나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데 모두 신림동으로 가는 5515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