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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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원피스인문학 ―샬롯 브륄레와 ‘상상’
[기획-원피스인문학] "나, 아프지 않아. 오빠는 그대로면 돼" ― 샬롯 브륄레와 '상상' 권혁웅 1 고고학자 로빈 편에서 '상징' 및 '실재'를 소개하면서 '상상'에 관해서는 다음에 다루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회에서는 이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 상상 나아가 상상적인 것(the imaginary)에 관해서 알아보자. 상징, 실재, 상상이라는 세 범주는 서로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상징계, 상상계, 실재는 '말하는 존재(parlétre)'인 인간이 자신과 세계에 대해 말하고 생각할 때 반드시 가정해야 할 최소한의 전제조건이다. 말하고 생각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세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말 또는 언어가 있어야 한다. 말, 언어가 다름 아닌 상징계다. (중략) 헤겔에 따르면 존재 자체, 즉 순수 존재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따라서 그것은 '무'와 구분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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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원피스인문학 ― 자연계 능력자들과 표준모형
[기획-원피스인문학] "빛의 속도로 차인 적이 있나?" ― 자연계 능력자들과 표준모형 권혁웅 1 지난달에 이어 자연계 열매 능력자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지난번에는 고대철학에서 말하는 '아르케'를 참조했다면, 이번에 도움을 받을 지식은 현대물리학이다. 현대과학이 찾아낸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와 힘을 현대의 새로운 아르케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를 원자(atom, '더 쪼갤 수 없음'이라는 뜻이다)라고 부른 것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데모크리토스였지만 원자 역시 물질의 최소 단위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1911년 러더퍼드에 의해 원자핵이 발견되고 나서,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진 원자핵과 그 주변을 도는 전자로 이루어진 원자의 모형이 확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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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원피스인문학 ― 자연계 능력자들과 '아르케'
[기획-원피스인문학] "악을 용납하지 마라" "사랑해 줘서 고마워" ― 자연계 능력자들과 '아르케' 권혁웅 1 악마의 열매에 세 가지 종류가 있다는 것을 '루피' 편에서 말한 바 있다. 이 중에서 최강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단연 자연계 열매다. 해군본부 대장들, 사황1)인 흰수염과 검은수염, 신이라 자처한 에넬 등 이 열매를 먹은 자들은 원피스 세계에서 극강의 능력을 발휘한다. 무력이 곧 권력인 원피스 세계에서 자연계 열매는 세계를 구성하는 근본이 되는 질료(質料)를 제 맘대로 하는 능력, 곧 자연 그 자체의 근원적인 힘을 운용하는 능력이므로 최강의 능력이다. 자연의 근원이란 무엇일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이 질료와 형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했다. 여기 머그잔이 있다고 하자. 이 잔을 이루는 재료(질료)는 흙이며, 이것은 손잡이가 달린 컵이라는 형상을 하고 있다. 사물은 늘 이 두 가지(질료와 형상)의 결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