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1)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지우기
지우기 이우성 너는 변했어 뭐가 변했는데 그게 아 둘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얀색 트럭이 지나가고 있다 글자들을 떨어뜨리고 나는 다시 둘을 보았다 한 사람은 나무이고 한 사람은 바람이고 우리는 배 위에 있다 너무 거대한 배 흔들리고 있어서 모든 게 당연한데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차오르는
차오르는 이우성 입속에 열대어들이 산다 밤이 되면 왜 노래를 부르고 싶은지 입은 모른다 비밀의 맛은 비리다 양손에 하나씩 당신도 입을 들고 있다 이미 입의 모양을 하고 있지 않지만 손이 땀을 흘린다 하나의 입이 하나의 입에게 묻는다 당신은 얼마나 긴 발을 가졌나 입은 금세 자라 꽃을 피운다 민첩하게 잎이 떨어진다 당신은 한 그루이거나 봄의 우산 아침의 공책과 뚱뚱한 액자를 기억 못한다 입은 고양이었던 시절을 잊었다 당신도 노래가 부르고 싶다 입이 얼굴을 물고 있다 종종 신기한 듯 수족관을 들여다볼 것이다 오래된 발톱이 숨어 사는 당신의 입속 열대어는 당신에 대해 생각한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물 위에 짐승을 두고 오니
물 위에 짐승을 두고 오니 이우성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너를 낫게 할 거야 그 사람을 먹으렴 몸에 좋을 거야 맑은 날씨를 삼키는 거지 검은색 라디에이터가 떠올랐다 검게 타 재가 돼야지 자 이제 눈을 감은 채로 물을 그려 봐 열차를 타고 강 위를 달린다 나는 어둠인가 열차가 뚝 떨어진다 물속으로 물을 따라 흐르지 못하고 가라앉으면서 나는 어떻게 될지 어리석은 짐승이구나 자 마셔 봐 맑게 물속에서 녹으면 물이 되지 계속 노래를 부른다 내가 흘러가는 걸 모르고 춤을 추자 건강해질 거니까 춤은 우리를 확인시키니까 움직일 수 있다고 죽을 수 있다고 빛처럼 계속 노래를 부른다 소리일까 나는 그랬을까 추상적이지 나라는 건 노래라는 건 추울 것 같아 입을 맞추려고 숨을 크게 들이마셔서 그저 아침의 이미지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