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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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소설 무해를 위한 무한패치
인터뷰 대상자가 어떤 발언을 했을 때, 그 발언에 이어지는 설명보다는 오히려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답변들을 확인하고자 했다. 나는 답변에 연결된 발언자들의 촬영 영상링크를 눌렀다. 1:1 인터뷰가 아닌, 라운드 테이블에 모여 좌담회 형식으로 진행된 인터뷰였다. 타이핑한 녹취록을 보니 발언 그대로 기록하고 있어서 데이터 관리에 믿음이 갔다. 분석자들이 보기 좋게 편집하는 경우도 있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났다. 이는 데이터를 오염시키는 일이며 인터뷰 대상자의 발언을 당사자의 동의 없이 변경하는 일이기도 해서 절대 가볍게 넘어갈 일은 아니었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그런 식으로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니 사용자 리서치 자체에 계속 잡음이 생겼고 결국 힘들게 프로젝트를 마무리했었다. 나는 그런 리더의 낌새가 보일 때는 조상님이 피하라고 알려 주시는 알람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A: 싸우는 것도 한두 번이죠. 그것도 힘이 있어야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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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취재 탐방글] 고3 보다는 ‘열아홉’ 살로 남고 싶은 우리!
인터뷰 후반으로 갈수록 질문을 잊어버려 가끔 메모장을 확인했지만 책에 수록된 벼리의 말을 인용하자면 “귀엽게 봐주세요. 여고생이잖아요”라고 전하고 싶다. 행인에게 인터뷰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하자 “좀 더 바짝 붙으세요. 지금 완전 어색해 보여요!”라고 말씀하셨다. "아니, 안 어색한데요!" 라고 외치고 싶었다. 자신의 꿈을 좇으며 열심히 노력하는 벼리를 응원하고 싶다. 10년 후 사진작가가 된 벼리와 기자가 된 내 모습을 꿈꿔 본다. * 글틴 학생기자들은 주변 친구들의 독립출판물을 연속적으로 소개하고, 자체 제작물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글티너들의 독립출판물이 발견되면 제보 바랍니다. 《글틴 웹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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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잭슨 폭포에서 온 영수증
지박 씨가 “프로젝트 하나 더 할래?”라며 마치 선심 쓰듯 물었을 때 나는 왜 거절하지 못했을까. 이미 그때 나는 누리와 함께 석사생 두 명을 데리고 ‘진로 미결정 시기 연장이 취업 의욕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고용노동부 발주 프로젝트 하나를 돌리고 있었다. 귀국 유학생 프로젝트까지 맡으면 내 졸업 논문에 쓸 시간은 사라질 게 뻔했다. 하긴, 이런 생각도 지금에야 하는 것이다. 그때는 졸업 논문을 걱정할 여유조차 없었다. 귀국 유학생을 모집할 궁리로 머리가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귀국 유학생은 어디에나 있었지만, 막상 연구 대상으로 찾으려면 돌고 돌아 먼 길을 가야 했다. 예전 같으면, 각 대학 특례생 모임에 나가서 설문 한 번 해달라고 부탁하면 쉬울 일이었다. 그사이 세상은 훨씬 어려워졌다. 하필 내가 대학원에 들어올 때쯤 인간에 관한 모든 연구는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거치도록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