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2)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一人詩爲(일인시위) ‘청년정신’
一 人 詩 爲 (일인시위) ‘청년정신’ - Poetic Justice 수능시험 제이크 1 오늘은 사람이 아닌 것을 배우는 날 목숨으로 시험을 보는 것처럼 다리에서 뛰어내리지 강물 안 빈 답안에 몸을 넣으면 푸르게 부어져. 아니면 아파트 앞 보도블록에빨갛게 납작 엎드려. 수업에 1등이 될 순 없지만 높이뛰기는 이길 수 있지. 수학 3등 영어 4등 언어 8등 자살 1등 엄마, 마침내 내가 자랑스러워? 내가 죽은 후 프로게이머나 유튜브 스타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이 삶에 모든 사람들 나의 등급을 알지죽음엔 한도가 없어 2 아파트 옥상 어린 새들이 가득한 상자를 풀어 놓는다 날아가라! 날아가라! 눈 안에 천사를 만들며, 두 팔을 펼치면서. 성형수술을 하기 위해 날아가라 내 아빠의 월급은 형편없어 나랑 결혼하고 싶은 남자는 찾을 수 없지 나는 얼굴이 너무 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一人詩爲(일인시위) ‘롱패딩 열풍’
一人詩爲(일인시위) ‘롱패딩 열풍’ - Poetic Justice 사라지는 엉덩이의 계절—김봉현의 눈동자에게 제이크 나날이 춥고 어두워질수록 내 봄 눈에서 떨어지는 죽어버린 나뭇잎들은내 볼 위로 흐르는 강에 엉덩이 같은 굴곡으로 휘날린다 세상 모든 엉덩이는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은 롱패딩의 계절 그래서 이번 시즌은 사라지는 엉덩이의 계절 우울한 곰처럼 동면 중인 엉덩이들이 언제쯤 나이키 롱패딩 코트의 동굴 속에서 나올까?트렌드의 심연에게 삼켜져 버린 건 아니겠지?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一人詩爲(일인시위) ‘고독사’
이와 별개로 엠씨메타는 ‘일인시위’ 프로젝트를 통해 실험을 계속 진행 중이다. 다양한 비트, 다양한 랩 스타일, 그리고 최근 유행하는 스타일을 계속해서 실험하고 있다. 래퍼는 새로운 것을 예전의 방식으로 말하기도 하고, 오래된 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말하기도 한다. 엠씨메타는 김경주의 시를 힙합이 현재 지닌 가장 새로운 방식으로 소화했다. 고독사라고 해서 그는 고독하게 뱉어내지 않는다. 대신에 선동적이고 음울한 ‘트랩’의 방식으로 시를 재창조한다. 반면 (이번에도 동물이 등장하는) 제이크의 시를 그가 소화하는 방식은 조금 다르다. 엠씨메타는 마치 재즈 랩을 연상하는 비트와 랩으로 제이크의 시와 만난다. 자칫 밋밋해질까봐 후렴에 간단한 노래도 직접 부른다. 예상 가능한 어울림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편안하다. 모든 고독한 자는 이 노래 안에서 휴식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