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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백일장 수상작품 함께 읽기④] 변변찮은 풍경에서 새로이 찾아낸 시 박찬세(시인) 「식구」라는 시를 읽고 나니 아침저녁이면 둥그런 상에 온 식구가 둘러앉아 식사를 하던 풍경이 떠오릅니다. 밥을 먹으며 까불라치면 “밥 먹을 때는 말하는 것 아니다.” 하시는 아버지 호령에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던, 조금은 엄숙하게 느껴지기도 하던 풍경이 떠오릅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눈앞으로 고기반찬이나 계란프라이가 담긴 접시를 슬그머니 밀어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버지는 그때 소리 없이 웃고 계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젓가락, 숟가락 부딪히는 소리만 분주하게 들리던 둥그런 밥상의 날들. 지금은 희미해져 그리운, 다시 한 번 앉아 보고 싶은, 풍경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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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백일장 수상작품 함께 읽기①] 그리움을 일깨우는 젖은 눈 박찬세(시인) -연재를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글틴 청소년 여러분. 앞으로 매월 한 번씩 청소년백일장 수상 작품을 소개하게 된 박찬세입니다. 이 연재를 바탕으로 글틴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무척 기쁘고 설렙니다. 처음 연재를 청탁 받고 어떤 작품을 선정해서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고민의 결과는 앞으로 수상 작품을 감상하면서 가르쳐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소개하는 수상 작품들이 여러분의 창작활동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남겨진 원고지 빈칸 사이로 별빛이 반짝인다” 중학교 때 경기도 일산에 있는 가구 공장에서 일을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가구 공장에는 네팔에서 온 노동자들이 하나둘 섞여 있었습니다. 나와는 피부색과 눈빛이 다른 그들이 어색해 한동안 경계했지만 며칠이 지나자 그들과 함께 웃으며 일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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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청소년백일장 수상작품 함께 읽기③]욱욱한 시만 깨어 있는 새벽
[청소년백일장 수상작품 함께 읽기③] 욱욱한 시만 깨어 있는 새벽 박찬세(시인) “욱욱한 시.” 어릴 적 친구들과 강가에서 놀 때면 누가 더 많은 물수제비를 띄우나 내기를 하곤 했습니다. 반질반질하고 납작한 돌을 줍기 위해 천천히 바닥을 읽어 나가던 시절이었습니다. 강가에 서서 돌을 던지면 돌이 닿는 곳에서 빛이 튀어 오르고 돌이 또 다른 빛을 찾아 날아가는 게 보였습니다. 강은 참 많은 빛을 품고 흘러갑니다. 그 빛 속에서 살고 있는 이름들이 떠오릅니다. 방학이 끝났는데도 돌아오지 않던 이름들……. 그 강을 성큼성큼 가로지르는 다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