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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민들레 문학특강 참여 후기]민들레 학당
[민들레 문학특강 참여후기] 민들레 학당 표명희 (시인) 그곳은 불교 종단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시설이었다. 일제 강점기 때 지어졌다는 아담한 이층짜리 건물에 스무 명 남짓의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었다. 50대는 젊은 축에 속했고 6, 70대가 대부분인 고령층의 남자 전용 시설. 그래서인지 담당인 삼십대 중반의 사회복지사는 앳돼 보일 정도였다. “여성작가님이 배정돼서 다행이에요.” 복지사가 나를 반겼다. 나 역시 ‘금녀의 집’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신선함과 긴장에 한껏 고무돼 있었다. 기대에 부푼 출발이었다. 공부할 장소는 주방이었다. 저녁을 먹고 말끔히 치우고 난 자리에 다들 모여 앉았다. 프로젝트 빔과 칠판과 교탁 대신 도마와 칼, 행주, 커다란 솥과 냉장고가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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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문학특강 참가 후기] 한시적 가족 표명희(소설가) 복지관은 노란 페인트가 칠해진 삼층짜리 아담한 건물이었다. 음식 냄새가 솔솔 나는 1층 급식소를 지나 뒤쪽 계단을 올랐다. 2층은 사무실, 꼭대기층인 3층에 그들의 쉼터가 있었다. 열 평 남짓한 공간인 그 쉼터가 임시 공부방이 되었다. 기다란 탁자를 사각형으로 이어 붙여 놓고 열 명이 채 안 되는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이십대부터 오십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다 홍일점도 한 명 있는 구성원이었다. 책상 앞에 앉은 그들은 그동안 내가 서울역 광장을 오가며 숱하게 봐왔던 노숙인들과는 달라 보였다. 공부방 책상 앞에 둘러앉은 그들은 영락없는 만학도 혹은 고학생이었다. “어, 작가분이세요?” 내 소개를 하자 그들은 내가, 그들 주변에서 많이 접하는 사회복지사나 종교단체 관련 자원봉사자가 아니라 소설가라는 사실에 부쩍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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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커피의 맛
작가소개 표명희(소설가) 2001년 《창작과 비평》 신인 소설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왔다. 펴낸 책으로 『3번 출구』, 『하우스메이트』, 『오프로드 다이어리』, 『황금광시대』, 『라일락 피면』(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