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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5월 월평] 어떻게 교감하고 소통하고 계십니까
부조리극 작가인 이오네스코는 「의자들」에서, 위의 인용과 같이 직접적으로 언어의 공허함, 언어소통의 (불)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인간이 소통할 공식적인 매체인 ‘(말/글)언어’를 가졌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이 언어가 곧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게 하고, 문화를 축적, 전승케 하였으며, 문명을 여기까지 이르게 한 것이겠지요. 그런데 가끔씩 이 언어로도 소통되지 않는 상황들, 언어로 세계를 온전히 담을 수 없다는 사실에 부딪힐 때가 있습니다. 제가 앞서 ‘언어소통의 (불)가능성’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만, 이것은 ‘언어소통은 가능하기도 하지만 불가능하기도 하다’는 역설을 표현하려는 말입니다. 소통할 수 없다면 언어가 무슨 소용일까요. 우리는 분명히 언어를 통해 소통합니다. 지금 제가 문장들을 통해 여러분과 만나고 있듯이, 우리는 지금도 끊임없이 누군가와 언어를 통해 소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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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나는 마조히스트다
더 이상 엄숙주의에 머물지 않고 10대, 20대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 풍요로운 일상생활 속에서의 공허함, 관계의 상실감을 그들만의 새로운 감수성으로 담아낸 점이 그들에게 크게 공감을 주고 있다는 말엔 일리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더이상 엄숙주의에 머물지 않고’라는 그 말이 내내 못 박힌 듯 가슴에 아프게 남는 것은 나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본격 문학과 대중 문학에 대한 구분이 어떤 것인지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 새로운 감수성이라는 것이 자칫하면 감상적 로맨스로 빠져버리기 쉬운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일본 소설 붐이 독자층을 넓히고 있다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명백한 사실 앞에서는 ‘더 이상 엄숙주의에 머물지 않고’라는 말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나로서도 수긍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심각하고 무겁고 진지한 것이 나쁜가’라는 의문을 나는 끝내 버릴 수가 없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요즘 일본 소설의 관심사는 역시 연애담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