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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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희곡 자발적 자유
자유? 지 연 네, 자유. 여기 있는 게 자유롭게 느껴진다고. 수 영 이렇게 꼼짝없이 갇혀있는데 자유라니 재밌는데요. 지 연 나한테는 이런 순간도 자유야. 남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으니까. 여기 있는 동안만이라도 밖의 일은 잊고 지낼래. 영 란 그래요, 인생 뭐 있어요! 이 순간을 즐기자고요. 지 연 지금을 즐겨라! 카르페 디엠! 모두 작은 소리로 즐겁게 웃는다. 무대 어두워지고, 무대 다른 쪽 진순의 방. 진순과 보성. 보 성 (종이를 보이며) 이거. 진순이 흠칫 놀라 보성을 쳐다보면 보 성 이게 뭐죠? 진 순 ······ 보 성 혹시 위험한 생각을 하시는 건 아니시죠? 진 순 (종이를 낚아채며) 아니야. 보 성 그럼 그게 대체 뭐냐고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 거예요? 진 순 아무것도 아니니 신경 쓸 것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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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쓴 것과 쓰는 것
쓴 것과 쓰는 것* 김준현 양말의 전부는 양말이 뒤집힐 자유 발톱에서 발톱의 색을 벗기면 속이 다 보이는 사람처럼 벗기고 싶은 마음과 벗은 마음의 모양이 다르다 한 사람의 발에서 함께 자란 발톱의 길이가 다 다르다 집을 나간 개의 이름이 개의 목에 걸려 있는 자유 집을 나가고 싶은 자유와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자유와 집이 될 자유가 다르고 집에 들어서서 콜라의 뚜껑을 비트는 숨소리가 남아있는 콜라와 같을 때 콜라의 호흡은 언제나 죽음 직전의 것처럼 간신히 유지되고 엄마가 안 보이고 저 방에 있을까 물음표가 물어보는 것들은 묻기 전부터 있었고 환청이 소리를 낳는 소리라면 엄마의 침묵과 나의 침묵이 다르고 고구마는 어두운 곳에 두어야 한다는 엄마의 말이 남아 있는 건 고구마가 자랐기 때문이고 고구마의 몸을 뚫고 자란 싹들이 고구마를 더 살게 한다면 나는 어두운 곳에 있어야 했다 나는 고구마와 다르고 생선과 달라서 생선이 상하면 생선의 냄새가 나고 기분이 상하면 기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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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메시지의 전경화와 소설의 ‘실효성’
그는 이를 통해 예술과 ‘도덕적 올바름’의 태도가 지니는 관계에서 나타나는 역설을 설명하고 있는데 눈여겨볼 만하다.3) 그가 전자의 예로 들고 있는 것은 1930년대 미국화가로서 당대에 유명세를 탔던 노먼 록웰(Norman Rockwell)의 「네 개의 자유」이다. 이 연작은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연설에서 받은 감동을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 자유를 형상화하여 표현한 것으로 각기 「발언의 자유(Freedom of Speech,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Freedom to worship)」, 「빈곤으로부터의 자유(Freedom from Want」, 「공포로부터의 자유(Freedom from Fear)」 라는 제목의 그림들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