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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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거대한 환상
거대한 환상 황유원 가벼운 새는 풀숲에 풀잎 엮어 집을 짓고 무거운 새는 나무 위에 나뭇가지 엮어 집을 짓는다 그것은 섭리 집은 자기 집주인을 닮았다 그러므로 자기 집이 없는 사람 이를테면 자이나(Jaina) 수행자들은 누운 곳이 곧 자기 집이므로 이 세상이 다 그와 닮고 노숙자들이 한참을 배회하다 잠드는 지하철역과 골목은 점점 노숙자들을 닮아 간다 집을 버린 사람과 집에서 버려진 사람은 아무래도 서로 다른 걸 닮아 가는데 오늘은 텅 빈 뱁새 집 하날 조심스레 따다 식탁 위에 올려 두었다 그건 버린 집이 아니라 다 써서 버려진 집 잠시 맑고 포근한 시절의 너를 떠올렸다 물결은 오늘 모든 바다에서 잔잔하게 일겠고 이윽고 식탁에서 없는 새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투명하게 무음으로 없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세상은 거의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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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사랑, 같은 소리 (1)
, [매력 포인트만 바라보기, 매력 포인트를 찾아내기, 허용, 현혹, 이상한 우아함], [√매력 포인트 허용하기, 기이한 고결함, 참혹한 비참함], [친근함, 기대고 싶은 마음, 안고 싶은 감정], 감정 × 감정, 감정의 움직임, 감정의 동요, 미칠 것 같은 기분, {새벽, 그리고 안개, 안개 속으로의 도피}, 환상, 환상, [환상, 환각], 환각, [매캐함, 시큰거림], [육중함, 날렵함, 둔중함, 무게, 무게, 비중, 내려앉음], 딴생각 하면 너 죽어, 우울, 강력한 우울, [보고 싶어 하는 것, 그럼에도 보지 못하는 것], [빵 터트린 어이없는 장면들, 다시 기다림, 또 기다림, 한 번 더 기다림], 지키고 있기, 뒤에 있기, 올려다보기, 울음, 가끔 울음, 또 울음, 그러니까, 좌우지간 울음, 속으로도 못내 울음, , 이만 뚝, ♬ 그대만 있다며언~, [꿀꺽 삼키기, 아랫배가 불룩해질 때까지 고통의 연기를 들이마시기], 슬픔, 또 슬픔, 덧없음, [#갈 때 가더라도,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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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무협소설의 미래
그리고 그 환상 속에서 위안을 찾고, 때로는 그 터무니없는 과장들과 허상들 속에서 진실한 자기와 마주보게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역설적으로 무협에 있어서는 역사적 고증이나 실제의 모습이라는 것이 그리 의미가 없어지게 됩니다. 오히려 저는 저렇게 확보된 비현실의 공간에서 한 발 더 나가는 것이 옳다고 믿습니다. 더 자유로운 공간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더 자유로운 발상으로 무림이라는 세계를 꾸며가는 것이 이 시점에 필요하다고 본다는 것입니다. 그게 전편의 마지막에서 말한 장르의 파괴, 혹은 발전, 또 혹은 새로운 장르의 출현입니다. 우리 역사, 문화 다룬 한국적 무협을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