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2)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시 부문] 즐거운 생일파티
시작해요 포클레인이 거대한 포크를 들고 입맛을 다시고 있어요 《문장웹진 2월호》 수상소감 어지러운 날들이라 시를 못 쓴 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십년감수’를 기획하며
일명 ‘십년감수’ 프로젝트. 2000년 1월 1일부터 2010년 12월 31일까지 국내에서 출간된 시집, 소설집 중 독자와 평론가들의 주목을 못 받았거나 덜 받은 작품을 찾아서 소개하는 것으로 지난 10년의 한국문학을 ‘정리’해 보기로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정리’ 작업을 최근 등단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평론가들과 함께 한다면 더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선배 문인들의 작품을 후배 평론가들이 읽고 정리하면 의미 있지 않을까 라고 판단했습니다. 8명의 선정위원이 결정되고 시와 소설에 각각 네 사람이 배정되었습니다. 시 분야의 선정과정은 이러했습니다. 네 사람의 평론가가 주요 출판사에서 발간된 시집들을 적절하게 배분하여 일정 기간 동안 숙독하고 각자 7~8권의 시집을 추천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출판사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가를 두고 논의를 했으나 ‘출간된 모든 시집’이라는 이상적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한 범위의 선택은 불가피한 것이었습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산문 부문] 바람
[2010년 공모마당 연간 최우수상 수상작] 바람 조현빈 바람이 분다. 나무 사이로, 가지 사이로, 이파리들 사이로, 꽃이 져버린 철쭉의 무성한 초록 무덤 사이로, 벚나무 아래 낡은 벤치에 앉아 칭얼대는 아기 달래고 있는 할머니들 사이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주차장의 차들 사이로, 계단을 청소하는 아주머니와 경비원 아저씨의 실랑이 사이로, 이따금 지나가는 구름 사이로, 101동과 104동 사이로, 102동과 103동 사이로, 아주 오래된 살림살이 민망하게 드러난 아파트 공터 옆 재활용센터와 세상 모든 종이의 무덤인 고물상 사이로, 지루한 대지와 더없이 허무한 허공이 만나 부서지는 사이, 그 사이로 오늘도 바람이 분다. 아홉 살 때였다. 바람은 어디에서 나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러니까 바람의 본적과 존재에 대해 꽤 오랫동안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