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9)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순문학이라는 장르 소설
양선형의 작품과 같이 실려 있는 「임무위스키」(《문예중앙》, 2016년 봄호)나 「붉은 증기」(《현대문학》, 2015년 12월호)는 잔뜩 힘을 실은 이야기이지만 왠지 단조롭다. 「붉은 증기」는 요약될 수 없는 복잡한 이야기이며, 「임무위스키」는 상관의 시체를 운반하는 부하와 운전기사의 이야기여서 그 자체로 단조롭지는 않은데 말이다. 혹시 의도적으로 맥락과 앞뒤를 다 소거해 버린 자리에 사유와 묘사를 가득 채워 넣으면 세련된 소설이 된다고 믿는 걸까.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 작가가 보여주는 것 같다. 천희란은 이미 꽤 주목을 받고 있는 듯하다. 「창백한 무영의 정원」(《현대문학》, 2015년 6월호), 「영의 기원」(《현대문학》, 2015년 12월호)이 인상적이었으며 「경멸」(《문학들》, 2016년 봄호)도 그랬다. 이 작가는 ‘죽음’이라는 문제에 대해 여러 방식으로 천착해 보려는 노력이 돋보이는데, 문학적 깊이에 대한 강박이 꽤 심해 보인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나는 매번 시 쓰기가 재밌다는, 그런 친구들
기혁, 「새로운 이후를 위하여―‘포스트’미래파를 위한 ‘미래파’적 제언」, 『현대문학』 , 2016년 6월호. 박상수, 「기대가 사라져버린 세대의 무기력과 희미한 전능감에 관하여」, 『문학동네』 , 2015년 여름호. 박성준(졸고), 「마이너스 벡터의 시와 줄어든 주체들」, 『문학과사회』 , 2015년 가을호; 「마이너스 벡터의 시와 줄어든 주체들2」, 『문학선』 , 2015년 가을호. 양경언, 「이제 되었다니, 그럴 리가」, 『문학과 사회』 , 2015년 겨울호; 양경언 「누구에게 이것을 바칠까?」, 『실천문학』 , 2013년 여름호. 이재원, 「‘나’라는 이름으로 자라난다는 것」, 『시작』 2013년 여름호; 「‘나’에게서 ‘나’에게로 걸어가는 동안」 『문학과사회』 2014년 봄호.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더럽고 흉악한 문학(적 삶)
요즘 한국 문학에 대한 독자 신뢰도는 급전직하로 추락 중이다. 2015년 신경숙 작가 표절 사태와 그로 인해 불거진 문학 권력 논쟁이 대표적이었다. 작가 개인의 잘못으로 촉발된 스캔들은 기존의 문단 권력을 문제 삼는 데까지 나아갔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나를 포함한 대다수 문인들이 문학과 정치의 관계를 사유하며 별로 달라지지 않았던 탓도 있었다. 2008년 열린 담론장은 한국 문학이 새롭게 변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모든 논의가 랑시에르 의견으로 너무 빨리, 너무 편하게 매듭지어졌다. 전환의 매개가 될 수 있었던 사건은 사건 이후의 충실성이 결여되면서 흐지부지 사라져 버렸다.13) 2015년 드러난 문학계의 치부를 혁신을 위한 아픈 ‘사건’으로 삼자는 언급도 있었다.14) 그런 차원에서 현재 한국 문학장을 주도하는 주요 문예지 《창작과비평》《문학과사회》《문학동네》는 편집위원을 교체하는 등 쇄신을 표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