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숲에 깃들다
- 작성일 200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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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숲에 깃들다
함성호
어머님께 술 한잔 따라드렸더니
한 마리 물고기로 化해 어머니
술잔을 한바퀴 도시고는 이내
두만강 쪽으로 사라지셨다
물고기 헤엄치던 술잔에
쩡―하고, 떨어지는
이른 겨울 아침의 공명
나는 한쪽 다리로 서서
휘파람을 불며
저녁의 새들을 불러 모으니
나무야, 오늘은 어쩐지
너무 오래 기다렸구나
아니면 우리가
너무 오래 마주했던지
그 하류에 펼쳐둔
자가당착의 그물로 걸려든 건
오로지 내 얼굴
대나무 낚시를 들고
저녁의 새들과 함께 찾아 온
물고기들이 잠든 저녁의 숲
어머니를 낚아
(맛있는)어머니를 낚아
나는 나의 태생을
처음부터
다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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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4-07-01
생강 손미 나는 생강처럼 지내 두 마리 물고기가 등이 붙은 모습으로 등을 더듬어 보면 생강처럼 웅크린 아이가 자고 있어 나는 여기서 나갈 수 없다 어둠 속에서 음마 음마 물고기처럼 아이는 울고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지려고 파닥거리지 나는 침대 끝에 몸을 말고 누워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아이를 등에 붙이고 침대 끝에 매달려 외계에 있는 동료를 불렀다 시는 써? 동료가 물어서 차단했다 나는 검은 방에 누워 빛은 모두 어디로 빠져나갈까 생각하다가 내 흰 피를 마시고 커지는 검은 방에서 깜깜한 곳에서 눈을 뜬 건지 감은 건지 땅속에서 불룩해지는 생강처럼 매워지는 등에서 점점 자라는 생강처럼 한 곳에 오래 있으면 갇히고 말아
- 관리자
- 2024-07-01
늪 김태경 저 연꽃들 연못 위에 핀 형형색색의 손짓이거든 지키려고 탈출을 멈춰 서던 중이었다 정제된 춤 동선이 어그러지면 안 되지 까만 별은 검은 빗방울 속에서도 빛나야 해 투명해진 작은 말이 파란 문을 되뇌는 동안 소리 없는 외침에 이끌린 건 꽃이 있어서 유일한 길목일 거야 담 밖 아닌 담 안에서 수면을 지나가면 연못 안에 공터가 있다 벽 없는 그곳에서 당신이 웅크렸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혼자 있었나요 눈웃음에 가려진 침묵의 푸른 눈물 스침은 베고 찌르듯 밝아서 눈부시고 말의 몸이 푸르게 변해 떨어진 비에 아프거나 당신의 눈물샘부터 투명해져 사라지거나··· 연못에 빨려 들어가도 흔적 없거든 출구였거든
- 관리자
- 2024-07-01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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