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느린 기린 큐레이션 - 프롤로그-

  • 작성일 2020-10-01
  • 조회수 1,196

[느린 기린 큐레이션]

 

 

느린 기린 큐레이션

- 프롤로그-

 

 

조시현, 조온윤

 

 

 

    ‘문학’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슨 생각이 먼저 떠오르나요? 특별히 좋아하는 작품이나 작가가 있으신가요? 책을 읽고 싶긴 한데,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나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문학을 향유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요? 재밌어 보이는 게 이것저것 많은 것 같긴 한데, 뭐부터 봐야 할지 잘 모르겠나요?
    팟캐스트와 유튜브부터 독립 출판물과 웹진, 메일링 서비스와 낭독회 등등 새롭고 친근한 방식으로 독자들을 찾아가고 있는 문학 관련 콘텐츠들이 눈에 띄는 요즘입니다. 평소에 문학을 즐겨 읽으시는 분들도, 매력적인 콘텐츠를 먼저 접하고 이제 막 문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분들도, 이 순간에도 치열하게 창작에 힘쓰고 계신 분들도, 아마 아직 접해 보지 못한 새로운 문학 콘텐츠들이 많을 거예요. 감명 깊게 읽었던 소설을 쓴 그 작가는 요즘 무얼 하며 지내는지, 시인들이 모여 만든 창작 동인에서는 무슨 활동을 하는지, 매번 비슷한 형식으로 출간되는 문예지가 아니라 낯설고 개성 있는 문예지를 만나 보고 싶을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할 테고요. 문학과 관련된 콘텐츠들이 많은데 소개되는 창구는 많지 않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한눈에 보기가 어렵죠.

 

 

    이런 분들을 위해서 준비했습니다, 문학 콘텐츠 큐레이션!

    그리고 지금 여러분께 인사를 건네는 두 친구는 앞으로 콘텐츠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유익한 정보를 전달해 줄 ‘느리미’와 ‘기리니’입니다. 언뜻 보기에 평범한 거북이와 기린 같지만, 사실 이 둘은 요즘 세대에게는 화석 학번이라고 놀림 받는 공룡들이에요. 문학계의 최신 정보와 유행을 따라잡고자 현대의 동물들로 분장하고 있죠. ^^;

 

 

    반가워요, 그런데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나요?

 

    느리미와 기리니는 문학과 관련한 여러 콘텐츠와 다양한 시도들을 탐색하고 정리하여 독자 분들이 편안하게 접할 수 있도록 큐레이션을 제공할 거예요. 그동안 문학 안팎의 여러 정보와 소식을 접하는 데 한정적이었던 구조를 허물고, 독자 분들이 문학과 더욱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와 매체들을 소개하는 것이 두 친구의 활동 목표 중 하나입니다. 독자 분들이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찾아 더욱 즐겁게 문학을 향유할 수 있도록, 창작자 분들의 다양하고 용기 있는 시도들을 소개할 수 있도록, 네 발로 뛸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느리미와 기리니의 또 다른 목표는 지금까지 다소 한정적이었던 문학 장르의 독자층을 넓혀서 새로운 독자들을 끌어 모으는 것이에요. 책을 보면 하품부터 난다거나, 끝까지 읽지 못할까 두려워 선뜻 집어 들지 못한다구요? 걱정하지 마세요! 무턱대고 책을 집어 드는 대신 내가 보고 싶은 게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느리미와 기리니가 함께할 거예요! 아직 문학이 낯설거나 어려운 분들도 문학과 가까워질 수 있는 창구가 되어 줄 겁니다!

 

 

    그렇군요, 앞으로 무슨 주제를 다룰 예정인가요?

 

    소개해 드리고 싶은 주제들이 많아요. 최근에 새로운 기획 방식과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독립 문예지와 문학 웹진, 방방곡곡의 독립 서점과 문학 동인, 그리고 오랜 휴식 끝에 활동을 재개하신 작가님이나, 빛나는 작품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추신 작가님, 앞으로 새로운 문학을 보여주실 신인 작가님들도 만나 볼 예정이에요. 마음먹은 만큼 전부 다룰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문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익하고 흥미로운 정보들을 열심히 전달해 보려고 해요.
    귀띔을 살짝 해드리자면, 첫 번째 큐레이션으로 다룰 주제는 독립 문예지예요. 창작자들이 직접 지면을 만들고 작품을 발표하는 독립적인 문예지들이 최근 몇 해 동안 여럿 생겨나고 있어요. 등단과 비등단, 유명과 무명의 경계를 지우고 자생적인 방식으로 작품 발표를 위한 지면을 형성하고 있죠. 각양각색의 콘셉트에 참신한 기획들로 다소 제한적이었던 기존의 창작 환경을 직접 개선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욱더 기대되는 문예지들이에요. 느리미와 기리니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탐색하면서 흥미로워 보이는 문예지들에 후원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에 읽은 독립 문예지에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작가들과 작품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었다고 해요.

    느리미와 기리니의 본격적인 큐레이션 활동은 다음 호부터 시작될 거예요. 그럼, 다음에 다시 만나요!

 

 

 

 

 

 

 

 

 

 

 

 

조시현

작가소개 / 조시현

2018년 실천문학 소설부문 신인상
2019년 현대시 상반기 신인상으로 작품활동 시작

 

조온윤

작가소개 / 조온윤

201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문장웹진 2020년 10월호》

 

추천 콘텐츠

육지에서 쓴 일기

[에세이] 육지에서 쓴 일기 최진영 20240528 4박 5일 동안 육지에서 여러 일정이 있어 오늘 제주에서 서울로 왔다. 앞으로 며칠간 약속과 약속 사이, 출발지와 도착지 사이 시간이 날 때마다 이 창을 열고 단상을 써보려고 한다. Are you checking in? pm04:45. 여긴 충무로의 호텔. 3년 전 제주로 이사 간 뒤 처음으로 서울에 일이 있어 올라왔을 때 숙박한 후 매번 이 호텔만 이용하고 있다. 경기, 인천 지역에서 저녁 행사를 해도 근방 호텔을 잡지 않고 여기로 온다. 새로운 호텔을 검색하고 선택하는 게 번거로워서. 합리적인 위치나 가격을 따지려다가 검색 지옥에 빠져서 몇 시간을 고민한 뒤 결국 이 호텔을 예약했던 경험으로 깨달은 바가 있다. 시간이 돈이다. 더 저렴한 호텔을 찾으려 애쓰지 말고 검색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자. 점심시간 무렵 충무로 일대 분위기는 조금 묘하다.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거리를 걷는 외국인들과 점심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이 뒤섞이는 거리. 라디오 주파수를 돌리듯 여러 나라의 언어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서울역, 명동, 한옥마을, 남산, 종로가 가까운 곳이어서 외국인 관광객이 정말 많다. 올 때마다 느끼지만 호텔 투숙객 중 한국인은 나뿐인 것 같다. 한 달에 두어 번은 와서 2박 이상 하니까 나름 단골이랄 수도 있는데 프런트 직원들은 매번 나를 처음 본 손님처럼 대한다(호텔의 특성이겠지?). 체크인할 때도 내게 영어로 말을 건넨다. “give me your passport.” 그럼 나는 “제 이름은 최진영입니다”라고 한국어로 대답한다. 성공한 인생 오늘 아침 9시쯤 택배 문제 때문에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는 전화를 받자마자 놀란 목소리로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느냐”고 물었다. 내 용건에 개의치 않고 엄마는 거듭 물었다. 전화를 끊고 뿌듯해서 신나게 웃었다. 내 나이 이제 마흔이 넘었는데 아침 9시에 엄마에게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느냐”는 말을 들을 수 있다니, 이번 생은 성공한 것 같아서. 그건 바로 내 투쟁의 결과다. 거의 20년을 프리랜서로 살면서 남들 다 출근하는 시간에도 ‘성인 평균 적정 수면시간’을 사수하며 꾸준히 늦게 일어나는 생활양식을 차곡차곡 쌓아 온 결과 마침내 엄마도 나의 생활 패턴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래서 아침 9시에 전화하면 깜짝 놀라는 것이다. 나는 이런 게 진정한 성공 같다. 긴장감 저녁에 북토크를 할 예정이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거나 낭독할 때는 별로 긴장하지 않는 편이다. 내가 긴장하는 순간은 따로 있다. 예를 들면 비행기 탈 때. 기내 짐칸에 캐리어를 올리다가 무거워서 또는 실수로 떨어트려서 누군가를 다치게 할까 봐 매번 긴장한다.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걸 알지만 식은땀이 난다. 캐리어를 끌고 에스컬레이터 탈 때도 마찬가지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거나 캐리어를 놓치는 구체적 상상에 시

  • 관리자
  • 2024-07-01
거대한 존재들의 무한한 경탄

[에세이] 거대한 존재들의 무한한 경탄 제이크 레빈 소개 거의 12년 동안 나는 한국 대학교에서 강의를 했다. 지난해부터 강의하는 교사의 내면적 생활과 관련된 일기와 같은 글들을 쓰기 시작했다. 외국인 교수로서 처음 강의를 시작했을 때 모든 것이 낯설고 이방인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한국 문화에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교수의 삶은 익숙하지 않다고 믿는다. 학생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고 다른 교수의 마음도 이해하기 어렵다. 다른 강의실에 들어갈 때마다 새로운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이전에 만나지 못했던 민족을 만나는 것 같이 나는 죽을 때까지 방랑자처럼 매일 새로운 것을 경험한다. 학교에서는 현실에 경험한 것이 꿈꾸는 것 같고 꿈꾸는 것이 더 현실처럼 느껴지듯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가끔은 사라진다. 이 산문은 시나 소설이 아니고 현실의 기록도 아닌 교사로서의 삶의 내면적 반응이다. 교사는 인간이다. 가끔 사회가 인문대 교사의 인간중심주의를 억압한다고 생각한다. 신자유주의의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계산하지만 인문학과 시의 영향력은 계산될 수 없는 가치다. 인간중심주의 가치를 점점 찾기 힘든 사회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문화를 배워야 한다. 이 모순적인 긴장의 환경에 존재해야 한다. 학교의 목적은 타인의 인간성을 인정하는 것에 있다. 이 산문은 한 인간의 존재하는 기록이다. 거대한 존재들의 무한한 경탄이라는 제목은 완전한 이해가 불가한 타인의 인간성을 발견하는 것에서 왔다. 이 기록은 내 개인적 경험과 전해 들은 동료 교사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며 영어로 작성한 문장을 나의 소중한 학생 김혜인이 나와 함께 번역하였다. 지우개 머리 어떤 날 나는 대답하기 위해 여기 있고, 어떤 날 나는 오직 듣기 위해 여기 있다. “질문 있어?” 많은 학생들이 질문의 형태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그다지 어려울 것 없는 예술을 배웠다. 그런 질문에 대답하는 유일한 방법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질문자가 자신의 질문에 답변하는 동안 사용감 있는 지우개처럼 커피를 홀짝이며 머리에서 머리카락이 떨어지는 것을 느껴 보라. 학생들의 목소리는 배경소리가 되어 가다가, 불현듯 보이스 오버. 지우개는 부러지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얼룩을 견딜 수 있을까? 숭고한 느낌 지난 몇 주간, 를 듣는 학생들은 책상 아래 숨어 있었다. “교수님, 저희는 불확실성에 머물고 있어요.” 그들은 말한다. 일정 기간 동안 불확실성에 머문 뒤, 한 학생이 책상 아래서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저는 숭고한 느낌을 얻었어요.” 그들이 말한다. “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압도당해 죽음이 무섭고 두려워요.” “이제 제 핸드폰 돌려주시겠어요?” 정적. 학생이 나를 응시한다. 정적. 나는 천천히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학생을 응시한다. 흰 두루미 “주말 잘 보냈니?&r

  • 관리자
  • 2024-07-01
아, ‘장르 문학’ 하시는구나

[에세이] 아, ‘장르 문학’ 하시는구나 김용언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고, 열심히 읽고, 그에 관한 잡지를 만들고, 또 가끔은 관련 공모전 심사를 보면서 언제나 느끼는 바가 있다. 한국에서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이해도는 여전히 심각하게 척박하다는 점이다. 가장 모순되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은 ‘장르 문학’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다. ‘(그냥) 문학’1)의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 나머지 소설들은 굳이 ‘장르 문학’이라고 불린다. SF, 판타지, 미스터리/스릴러, 로맨스, 공포, 무협 등의 꼬리표가 붙고 낱낱이 분류되며 ‘문학은 문학이지만 그냥 문학이라고 부르기보단 그 안의 장르로 명명되어야 하는’ 존재가 된다.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장르 문학에 속하지 않는 작품은 그냥 문학이 아니라 ‘비장르 문학’이 되어야 하지 않는가? 아니면 순문학 역시 일종의 장르임을 인정하면서 모든 작품을 ‘장르 문학’이라고 불러야 하는 건 아닐까? 예전 한국 문단에서는 ‘순(純)’이라는 단어가 참여 문학/민중 문학 등의 대립항처럼 불렸다고 하는데, 지금에 와서는 참여 문학/민중 문학도 ‘그냥’ 문학에 포함된 것 같다. 아무튼 거칠게 말해서 ‘장르’를 사용하지 않고 인간과 현실 자체에 집중하는 소설을 ‘그냥’ 문학으로 호명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장르’로 호명되는 특정한 이야기들에는 그 장르가 만들어지게 된 역사가 있고 또 그 안에서 통용되는 특정한 규칙이 존재한다. 그런 약속된 구조와 규칙을 이용해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고 해서, 그 결과물이 ‘그냥’ 문학으로 불릴 수 없고 장르 문학으로만 불려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장르 문학도 문학임을 인정하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다(그건 너무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굳이 받아들여 달라고 애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그 장르 문학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불편해지는 순간들이 자꾸 찾아온다. 이를테면 한국 작가의 소설이 해외로 번역되었을 때 현지 리뷰들을 찾아보면, 스릴러/미스터리/공포 등의 명칭을 명확하게 부여하면서 소개한다. 한국에서는 기존 등단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때 ‘추리적 기법을 활용한’ 또는 ‘경계를 넘어선 상상력을 발휘한’ 등의 애매모호한 문구로 시작할 때가 많은데, 해외에서는 자신들에게는 낯선 작가의 번역 작품의 특성을 단번에 설명하기 위해 ‘이것은 스릴러다’ 또는 ‘이것은 공포소설이다’라고 알려준 다음 그 작품의 특성이 어떤 점에서 새롭고 멋진지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장르 문학과 장르 아닌 ‘그냥&r

  • 관리자
  • 2024-07-01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댓글0건